[이슈 분석] “남북 합의 매우 긍정적” 트럼프, 어떤 카드 낼까

입력 2018-03-08 05:00
AP 뉴시스

“아주 좋은 대화할 것 같다” 김정은 만남엔 “지켜보자”
한국특사 만난 후 입장낼 듯… 국무부도 “이런 날 올 줄 몰라”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에 아주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향후 상황을) 낙관하고 싶다”며 “아주 좋은 대화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날 아침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북한과의 대화에서 가능한 진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썼다. 미 행정부 일각에서 ‘신중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껏 기대감을 드러낸 이상 북·미 대화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스테판 뢰프벤 스웨덴 총리와 회동한 뒤 기자들을 만나 “남북한이 발표한 성명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전 세계에도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또 “희망하건대 우리는 매우 매우 평화롭고 아름다운 길로 갈 것”이라며 “어떤 길이든 필요하다면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매우 좋은 대화를 할 것이고 진전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 김정은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고만 말했다.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면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지켜보자”는 말만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 백악관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 특사단의 예방을 받고 방북 성과를 설명들은 뒤 구체적인 대북 전략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대북 특사로 파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자 국무부도 환영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많은 사람이 이런 날이 오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이 워싱턴DC에 오면 다음으로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경계심도 여전하다.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의 계획이 핵무기를 계속 만들 시간을 벌려는 것이라면 대화는 절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으며, 북한 정권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믿을 만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볼 때까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비핵화에 진지하다면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로 연기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재개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한·미 연합훈련 시기가 4월 말 남북 정상회담이 끝난 다음 5월 중순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