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선에서 과반 확보 정당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최대 정당으로 올라선 오성운동이 좌파 정당과의 연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선거 패배로 실권한 중도좌파 민주당이 오성운동의 연정 파트너가 되는 방안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일 선거에서 32%를 득표한 오성운동은 정부를 구성하려면 다른 정당과 연대해야 한다. 극우 성향의 동맹당을 중심으로 3개 정당이 연대한 우파연합은 득표율 37%로 오성운동을 앞섰지만 추가 연대가 필요한 처지다. 민주당은 역대 최저 득표율(19%)로 참패했지만 오성운동이나 우파연합 중 한 곳과 손잡고 정부 구성에 참여할 수는 있다.
FT에 따르면 오성운동 관계자는 “(기성정치권을 공격해 온) 오성운동으로선 다른 당과의 연대가 힘든 일이지만, 중도좌파와 연대하는 게 동맹당과 손잡는 것보다 덜 충격적일 것”이라며 민주당과의 협상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민주당 대표에서 물러난 마테오 렌치 전 총리는 오성운동이나 우파연합과의 연대에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당의 핵심 가치에 반하는 세력을 도와주지 말고 야당으로 남자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내에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 구성 협상을 책임진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은 오성운동과의 연대를 고려해보라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오성운동과 동맹당의 연대로 새 정부가 구성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서다. 유럽연합(EU)과 해외투자자들은 반(反)EU,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강한 두 포퓰리즘 정당이 제휴하는 경우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이탈리아 연정 ‘포퓰리즘+극우’ 최악은 피하려나
입력 2018-03-07 19:26 수정 2018-03-08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