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39·사진)이 팀의 기둥이 돼 주고 있다.”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은 지난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톈진 취안젠(중국)과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E조 조별리그 3차전을 마친 뒤 이동국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공치사가 아니었다.
이동국은 이날 팀이 3-1로 앞선 후반 13분 투입됐다. 골을 넣진 못했지만 활발한 움직임으로 동료들에게 공격 기회를 만들어 주며 6대 3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동국의 존재감이 돋보인 것은 지난달 13일 같은 곳에서 열린 전북과 가시와 레이솔(일본)의 ACL 예선 1차전이었다. 당시 전북은 전반전까지 0-2로 끌려갔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출전한 이동국은 10분 만에 헤딩슛으로 추격골을 터뜨렸으며, 2-2로 맞서 있던 후반 39분 추가골을 뽑아내 전북에 3대 2 역전승을 안겼다. 이동국은 지난달 20일 열린 킷치(홍콩)와의 2차 원정전에서도 후반 12분 교체 출장해 경기 종료 직전 6대 0 대승을 결정지은 쐐기골을 터뜨렸다.
이동국의 득점 행진은 2018 K리그1(1부 리그) 공식 개막전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지난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전에서 0-0이던 후반 16분 교체 투입돼 1분 만에 멋진 왼발 발리슛으로 개막 1호 축포를 터뜨렸다. 이날 활약으로 그는 7일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동국은 이번 시즌 ‘특급 조커’ 활약을 톡톡히 해내며 4경기에서 4골을 터뜨렸다. 4경기 모두 조커로 출전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놀라운 골 감각이 아닐 수 없다. 전북은 이동국의 활약 등으로 4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전북은 호화군단이다. 특급 외국인 선수들과 국가 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아무리 멤버들이 좋아도 구심점이 없으면 조직력은 모래알이 될 수밖에 없다. 전북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는 선수가 이동국이다. 그는 말이나 권위가 아니라 뛰어난 경기력과 철저한 몸 관리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K리그 최초로 ‘70골-70도움’ 클럽에 가입한 이동국은 K리그 개인 통산 203호 골(470경기)을 기록 중이다. 이번 시즌 10골 이상 넣으면 10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한다. ACL에서도 최다 득점 기록(35골)을 갱신 중이다.
K리그 최고령 선수인 이동국은 지난 10년 동안 85㎏ 안팎의 체중을 유지할 정도로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또 사생활에서도 불미스러운 스캔들을 일으킨 적이 없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특급 조커’ 이동국, 언제나 전북의 기둥
입력 2018-03-08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