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적 긴장완화 위해 정상간 핫라인 설치
대화 지속되는 동안엔 핵실험 등 도발 안해
김정은 “비핵화 위해 美와 허심탄회한 대화”
4월 말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 김대중정부 시절인 2000년 6월,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7년 10월에 이어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됐다. 다만 6·13 지방선거를 한 달 반 앞두고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이어서 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및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혀 미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 특사단은 1박2일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6일 귀환했다. 정 실장은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에서 “방북 기간 김 위원장을 만나 4시간 이상 함께 대화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고 폭넓게 남북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남북은 다음 달 말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3차 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하고 구체적 실무 협의를 진행해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군사적 긴장완화와 각 현안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위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핫라인’을 개통하고 3차 남북 정상회담 전 첫 통화를 갖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북과 남이 마음을 합치고 노력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어떤 일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특사단 면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및 북·미 대화에 나서겠다는 적극적인 뜻을 밝혔다. 또 대화 기간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북·미 대화의 1차 전제조건으로 여겨졌던 핵 모라토리엄(일시 중지)을 잠정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북한이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해 미국에 어떤 조건을 요구할지, 미국이 이를 수용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정 실장은 “북·미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사단에게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에 사용하지 않겠다고도 확약했다. 합의가 성실히 이행된다면 남북 간 군사적 충돌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다.
특사단은 오후 6시쯤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뒤 문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남북 간 합의한 내용을 차질 없이 이행하도록 노력하라”고 지시했다. 특사단은 5일 북한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관 진달래관에서 김 위원장과 4시간12분간 면담 및 만찬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 아침(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과의 대화에서 그런대로 괜찮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수년 만에 처음으로 진지한 노력이 모든 당사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헛된 희망일 수 있지만 미국은 어느 쪽으로든 열심히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강준구 강창욱 기자 eyes@kmib.co.kr
남북 정상회담 내달 말 판문점서 열린다
입력 2018-03-06 22:09 수정 2018-03-07 0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