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 核문제도 논의

입력 2018-03-06 19:38
대북 특사단 수석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5일 평양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 진달래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 뒤에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서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남측 인사들에게 처음으로 노동당 청사를 공개했다. 청와대 제공

북·미대화 등 폭넓게 논의… 긴장완화 조치 착수 합의, 정상회담 구체적 시기 조율
靑 “결과 실망스럽지 않아” 北 “관계 개선 만족한 합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대북 특사단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핵 문제와 북·미 대화 등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후속조치에도 착수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대북 특사단이 5일 김 위원장과 4시간12분간 면담 및 만찬을 함께했다고 6일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 실장이 이끄는 특사단 5명은 5일 오후 6시부터 오후 10시12분까지 김 위원장을 면담하고 만찬을 함께했다”며 “결과는 실망스럽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면담·만찬은 평양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 진달래관에서 열렸다. 면담 및 만찬에는 정 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참석했다. 남측 인사가 북한 체제의 핵심인 노동당 중앙위 청사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북측에선 면담에 김 위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김여정 중앙위 제1부부장이 참석했다. 이어진 만찬에는 김 위원장 부인 이설주와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맹경일 통일전선부 부부장, 김창선 서기실장이 함께 참석했다.

특사단은 김 위원장과의 면담 및 만찬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고 개최 시기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6일 “최고영도자(김 위원장) 동지는 남측 특사로부터 수뇌 상봉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전해 듣고 의견을 교환했으며 만족한 합의를 봤다”며 “최고영도자 동지는 해당 부문에서 이와 관련한 실무 조치를 속히 취할 데 대한 강령적인 지시를 했다”고 보도했다. 특사단은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후속 조치를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사단과 김 위원장 면담에서는 또 북핵 문제와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영도자 동지는 남측 특사 대표단 일행과 북남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시키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보장 문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한 담화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북과 남 사이의 다방면적인 대화와 접촉,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해 나가기 위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누었다”고 했다.

특사단은 이날 오후 5시40분쯤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뒤 청와대로 이동해 문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보고했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이번 주 후반 미국을 방문해 방북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