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추락하니… 이재명·안철수 이름 들썩

입력 2018-03-07 05:03

여권의 차기 유력 대권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6일 정치 활동을 전면 중단하면서 지난 대선의 경쟁자이자 차기 대권 후보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모두 다 제 잘못이다. 정말 죄송하다”며 제기된 의혹을 사실상 시인했다.

차기 대권 경쟁에서 안 전 지사의 경쟁자들로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이 꼽혀 왔다. 안 전 지사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이후 이 시장 이름은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 순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이 시장이 이날 특별한 일정을 소화하거나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경쟁자인 이 시장에게 쏠린 것으로 보인다.

주식 시장도 반응했다. 이날 오전 개장과 함께 이른바 ‘안희정 테마주’로 분류된 주식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이 시장과 안 전 대표와 연관이 있는 주식들은 상승세를 보였다. 일부 테마주들은 20%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이 시장과 안 전 대표는 직접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 시장은 성남시청에서 퇴임 전 마지막 직원조회를 열고 “공직자의 권한은 국민, 시민에게서 왔다. 권한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위해서 쓸 힘”이라고 했다. 안 전 지사와 관련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SNS에서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퇴임 시한에 맞춰 남은 시정을 잘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당 분위기는 침통 그 자체”라면서 “충격이 워낙 커 아직 각 진영별로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아직 대선 구도를 논하기에도 이르다”고 전했다.

이 시장과 안 전 대표는 안 전 지사와 함께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됐었다. 이 시장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21.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안 전 지사(21.5%)에 이어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안 전 대표는 19대 대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21.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위를 기록했다. 현재는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로 꼽힌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