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의혹 사건에 대해 침묵했다.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건과 청와대는 관련이 없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여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가 한순간에 낙마한 데 대한 당혹스러운 분위기도 역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특정 사건에 대한 공식입장을 발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미투 운동에 대해 전반적인 입장을 강력히 피력했다”며 “대통령 메시지 안에 정부가 개별 사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다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안 전 지사 관련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참모진은 이날 오전 현안점검회의에서 안 지사의 성폭행 의혹과 더불어민주당의 후속조치 관련 보고를 받고 이를 논의했다. 대북 특사단 파견 등으로 성폭행 의혹 사건이 회의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지는 않았지만 참모들의 충격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노무현정부를 세운 공신 중 하나이고 유력 대선 주자 아니었느냐”며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당 지지도와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가 연결되는 측면이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공개적으로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선 “피해자 폭로가 있는 경우 형사고소 의사를 확인하고, 친고죄 조항이 삭제된 2013년 6월 이후 사건은 피해자의 고소가 없더라도 적극적으로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靑, 충격 속 침묵… 안희정 사태에 “공식 입장 없다”
입력 2018-03-06 1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