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들, 시진핑 2기엔 ‘Made for China'로 전환해야

입력 2018-03-07 05:03
사진=AP뉴시스

중국의 시진핑(사진) 2기 시대를 맞아 우리 기업은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에서 ‘메이드 포 차이나(Made for China)’로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중국을 생산기지로 이용하는 차원에서 더 나아가 중국인이 필요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6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2018 중국 양회 이슈 점검 좌담회’를 개최하고 시진핑 2기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우리의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진핑 2기의 경제운영 방향이 ‘속도’에서 ‘질(質)’로 전환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경제성장률이 6%대로 둔화되면서 고속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목표를 전환했다”며 “시진핑 2기는 좀비기업 퇴치와 신성장동력 확보, 조세 감면 등 기업 비용 측면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론자들도 이에 동의하고 중국을 경쟁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중국산업연구부장은 “중국은 과거 한·중 간 분업구조에서 자신이 수행하던 역할을 동남아시아 등으로 이전하고 우리와 비슷한 산업구조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강조하고 있는 혁신정책을 우리는 더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반기술에서는 중국이 거대시장을 기반으로 우리를 앞서는 부분도 많다”고 덧붙였다.

도보은 전 현대자동차 글로벌경영연구소 경제분석실장은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규모 및 성장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중국을 대체할 시장은 없다”며 “한국 기업은 앞으로 생존을 위해 중국 기업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 전 실장은 중국기업과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 중국기업과 지분 및 특허권 공유, 중국 스타트기업 발굴 및 지분 참여 등을 전략으로 제시했다.

최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중·미 간 통상 마찰은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정환우 코트라 중국조사담당관은 “중·미 관계 악화가 우리 수출이나 한·중 관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무역 및 통상 분야에서 한·중 간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지역개발 분야의 환경, 스마트시티, 농촌개발 등과 관련한 사업에서 우리 기업에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