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1인 사내이사’ 체제로 복귀한다. 2016년 이후 2년 만이다. 사외이사 수가 기존 7명에서 8명으로 늘어난다. 또 대폭 물갈이된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김병호 부회장(경영관리부문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경영지원부문장)을 사내이사에서 제외한다고 6일 밝혔다. 사내이사 후보로 김정태(사진) 하나금융지주 회장만 단독 추천한다. 김 부회장과 함 행장은 지주회사 사내이사로 리스크관리위원회에 참여해 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리스크관리위의 독립성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며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사업 추진에 따른 각종 리스크를 점검하고 통제하는 리스크관리위에 경영진이 참여하면 안 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 이사회는 두 사람을 리스크관리위에서 뺐다. 이어 역할 축소에 맞춰 사내이사 수를 기존 3명에서 1명으로 줄였다.
1인 사내이사 체제는 이례적이다. 2014년 ‘KB금융 사태’ 이후 주요 금융지주회사는 복수의 사내이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회장 유고 시 경영공백이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서다. KB금융은 윤종규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과 위성호 신한은행장, NH농협금융은 김용환 회장과 이강신 부회장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하나금융도 2016년 김 부회장과 함 행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지만 2년 만에 1인 사내이사로 돌아갔다.
금융권에선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김정태 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 회장 유고 시에 지배구조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하나금융은 ‘유고’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체할 임원을 미리 정해놓는 등 대비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새 얼굴 5명이 진입하는 등 사외이사도 대폭 바뀐다. 윤종남 의장과 송기진·양원근·김인배 사외이사는 퇴임한다. 김홍진 전 한국예탁결제원 상무, 박시환 전 대법관, 백태승 전 연세대 로스쿨 교수, 양동훈 동국대 경영대 교수,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이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윤성복·박원구 사외이사는 재선임됐다. 차은영 이사는 2019년까지 임기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김정태 회장을 배제했다. 사외이사 후보들은 오는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하나금융 ‘김정태 단독 사내이사’… 사라졌던 ‘1인 체제’ 부활
입력 2018-03-06 21:04 수정 2018-03-06 2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