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태 티젠 대표 전통차 사랑 36년… 평창올림픽 VIP 접대·선물용 제조
해외 50개국에 수출하는 게 목표
“녹차(綠茶)를 하루 3잔 이상 마시면 수명이 6년 정도 연장된다고 합니다. 1인당 연간 차(茶) 소비량이 대만은 1570g, 중국과 일본이 1200g입니다. 한국은 고작 70g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차례상에 차를 올릴 정도로 차를 달고 살았는데, 왜 이렇게 됐을까요?”
6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티젠 본사에서 만난 김종태(59) 대표의 표정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다. 그가 내민 자료를 살펴보니 전 세계 차 음료 시장 규모는 10조1800억원으로 한국은 약 400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홍삼 녹차 등 캔 음료와 다이어트용 차, 티백 등이 모두 포함됐기 때문에 전통차 시장 규모는 이보다 훨씬 작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김 대표는 “2005∼2006년 우리나라도 녹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지만 이후 검증되지 않은 ‘농약 녹차’ 파동으로 차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며 “2018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차 문화가 다시 살아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어두웠던 그의 얼굴은 지구촌 화합의 축제가 된 평창올림픽 얘기가 본격화하면서 생기가 돌았다. “지난달 9일 문재인 대통령 주최로 강원 평창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개회식 사전행사(리셉션)에서는 평창에서 직접 채취한 수국으로 만든 꽃차가 테이블에 올랐습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한정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 등 해외 귀빈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바로 ‘평창의 고요한 아침’이라는 차였다. 김 대표가 평창올림픽을 기념해 해외 정상들 접대와 선물용으로 특별히 만든 전통차다. 최근에는 시중에서 일반인도 살 수 있도록 ‘평창의 향기’라는 이름으로 같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김 대표는 평창의 해발 700m 발왕산에서 자란 수국과 국내산 국화를 기본으로,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에 맞게 콘플라워, 매리골드, 재스민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꽃차와 허브를 블렌딩해 만들었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때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상춘재에서 환담을 나누며 마셨던 차로 이미 검증된 것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강원대 식품공학과 출신인 김 대표는 아모레퍼시픽에서 18년간 설록차의 연구개발을 담당했고 대만차연구소와 스리랑카차연구소, 중국차연구소 등에서 수학했다. 이후 티젠이라는 차 회사를 설립해 36년간 전통차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일에 몰입하고 있다.
김 대표의 꿈은 국내 차 브랜드를 글로벌 차로 업그레이드해 50개국에 수출하는 것이다. 현재는 대만 미국 싱가포르 홍콩 등 1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김 대표는 “‘평창의 향기’를 통해서 차 한잔의 여유와 따뜻함이 전해져 서로 비난과 반목보다는 화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평창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도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기를 기원하고 커피에 밀려 상대적으로 많이 위축된 차 시장이 활기를 되찾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양=글·사진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평창의 향기’로 茶문화 부활 꿈꾼다
입력 2018-03-0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