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간 4차례 성폭행… 미투 논란 언급한 날도 당해, 또 다른 피해자 있다”
安 “합의에 의한 성관계” 해명… 민주당, 출당·제명하기로
안희정(사진) 충남지사가 최근 수개월간 여성 수행비서를 지속적으로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 지사 측은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 아니라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며 부적절한 성관계 사실은 인정했다. 민주당은 성폭행 의혹이 알려진 직후 안 지사에 대한 출당·제명 조치 절차를 진행키로 했다.
안 지사가 지난 8개월간 자신의 수행비서·정무비서를 맡았던 김지은씨를 네 차례 성폭행하고, 수시로 성추행했다고 JTBC가 5일 보도했다. 김씨는 이날 JTBC 인터뷰에서 안 지사가 지난해 7월 러시아 출장과 지난해 9월 스위스 출장 등 주로 해외출장 일정 때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공개했다.
김씨는 ‘미투(#MeToo) 운동’이 사회적 파장을 낳고 있던 지난달 25일에도 안 지사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5일 안 지사가 밤에 나를 불러 미투 얘기를 했다. 내게 ‘미투를 보면서 네게 상처가 되는 것을 알게 됐다. 미안하다’고 했다. 하지만 미투를 언급한 그날도 저에게 (안 지사가) 또 그랬다”고 말했다. 김씨는 안 지사로부터 성폭행당한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김씨는 “국민이 저를 지켜주시면 그분들도 더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 측은 “김씨에 대한 성폭행은 없었다. 수행비서와의 부적절한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해명했다. 김씨는 안 지사 측 해명에 대해 “제가 원해서 한 관계가 아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거절) 의사는 최대한 표현했다”고 반박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에서 근무했던 김씨는 지난해 대선 경선 당시 안 지사 캠프에 합류해 홍보담당 업무를 맡았다. 이후 안 지사가 특별채용 형식으로 비서실 수행비서로 채용했다고 한다. 최근엔 6급 상당 정무비서로 보직이 변경됐다.
안 지사는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경쟁했으나 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안 지사가 말했던 ‘통합의 정치’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여권 내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로 꼽혀 왔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안 지사에 대한 출당 및 제명 조치를 진행키로 결정했다. 추미애 대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최고위는 6일 당 윤리심판원에 징계절차 개시를 지시할 예정이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안 지사와 피해자 조사 없는 제명 결정이 성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피해자의 이야기로 결정할 수밖에 없었고, 최고위 결정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승욱 윤성민 김판 기자
applesu@kmib.co.kr
“안희정 지사가 성폭행”… 비서가 폭로
입력 2018-03-05 22:12 수정 2018-03-06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