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는 6월, 늦어도 연말까지는 지방분권의 정신을 담은 개헌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선7기 출범을 맞아 바야흐로 본격적인 지방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지방이 주인공인 흐름에 발맞춰 지역의 발전과 혁신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각 지자체와 지방공기업, 지역대학, 지역기업 등의 노력을 '이제는 지방시대'라는 타이틀에 담아 조명하고자 한다.
‘지방시대’의 제1과제는 주민의 삶이다. 주민이 없는 ‘지방시대’는 있을 수 없다. 주민이 살기 위해서는 정주 여건이 개선되어야 하고 주거단지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 인천도시공사(사장 황효진)의 임무가 막중한 이유이기도 하다.
인천도시공사(이하 공사)는 한때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었다. 금융위기 후 부채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6일 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3년간 부채 1조3000억원을 감축하고, 4년 연속 흑자경영에 성공하며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공사는 올해 서울과 가장 가까운 검단신도시에서 총 8051가구 규모(7개 블록)의 아파트를 분양한다. 공사는 수도권에 마지막 남은 거대한 땅(1118만1000㎡)을 건설업체에 분양하기 위해 최근 검단신도시 1단계 1-1공구 내 통합 모델하우스 부지를 선정했다. 이번에 공급하는 7개 필지는 2024년 개통 예정인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선 주변에 위치한데다 중심상권으로의 접근이 용이해 입지에 장점을 갖추고 있다.
검단신도시 내 용지공급 물량은 공동주택용지 68필지(363만7000㎡)를 포함해 단독주택용지, 근린생활시설용지 등 총 2198필지(586만7000㎡) 규모다. 올해 안으로 공동주택용지 9필지, 주상복합용지 2필지, 업무용지 1필지 등 1조300억원 규모의 용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검단신도시 개발사업은 인천 서구 마전동·당하동·원당동·불로동 일원에 지방시대에 걸맞은 자족형 신도시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1단계 조성공사는 서울과 가장 가까운 사업지구 동쪽지역의 약 117만평 규모다. LH공사가 담당하고 있는 남쪽 190만1000㎡(57만평)은 2015년 12월 착공했고, 공사가 담당하고 있는 북쪽 198만7000㎡(60만평)은 지난해 1월 착공했다. 올 1월말 현재 공정률은 26% 수준이다.
공사는 올해 1단계 조성공사의 공정률을 45%까지 달성하고, 2단계(419만1000㎡, 127만평) 조성공사는 올 하반기에 착공해 2022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3단계(311만9000㎡, 94만평) 공사는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완료할 계획이다.
검단신도시는 수도권의 마지막 신도시로서 4차산업이 특화된 첨단미래도시로 조성될 계획이다. 공사는 업무시설과 도시지원시설 용지에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성장지원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청년주거 문제의 우선적 해결을 위해 신도시 내 대규모 청년주거 특화단지를 도입해 청년 일자리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검단신도시 내부를 남북으로 잇는 한남정맥을 활용한 다양한 콘셉트의 트레킹 코스와 경인아라뱃길과 연계된 에코힐링 네트워크 등도 조성해 매력적이고 살고 싶은 명품도시로 조성할 예정이다.
공사는 또 부평구 십정2구역 뉴스테이 사업이 10년 만에 정상화됨에 따라 전체물량의 20%(716가구)를 청년·신혼부부에게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인천의 대표적인 달동네인 십정2구역에는 사업 후 5678가구의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인천의 새로운 주거단지가 되는 것이다. 공사는 십정2구역 사업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됨에 따라 오는 6월 말까지 이주를 완료하고, 연말부터 공사에 들어가 2021년 완료할 계획이다.
공사는 앞으로 지방시대를 본격화하기 위해 도시재생과 주거복지 리더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해도 부채를 약 3000억원 감축하고, 5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해 자본 축적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는 공사는 인천 맞춤형 도시재생 전문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한 마중물 사업을 선(先)추진할 계획이다. 문재인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서 지방공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된 화수 정원마을 사업에 본격 착수하는 한편, 지자체와 협력해 도시재생 시범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공사는 내부에 인천시 광역 도시재생지원센터를 마련해 지난 5일부터 가동하고 있다. 센터 운영을 위해 4명을 채용했으며, 직원 4명을 재배치했다. 이 센터는 도시재생 대상지 주민과의 의견 조율, 주민협의체 지원, 중간지원조직 연계 등 도시재생 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공사는 올 한 해 도시재생, 사회공헌을 확대 실시해 ‘주거복지 리더(도와주리) 공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대·내외에 확립시킬 계획이다. 공사는 또 ‘생동감 프로젝트(생기 있는 동네 만들기 감동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재생 뉴딜 공모 지역 중에서 후보지를 선정해 올해 3호 마을을 조성하기로 했다.
주거복지 사업영역에 기반한 ‘주거복지 드림 사업’도 추진된다. 공사가 관리하는 영구·국민임대 가구 중 위기가정에 생계비와 주거비 등을 지원해 시민 행복을 돕겠다는 것이다. 또 지역아동의 쾌적한 독서환경 조성을 위해 ‘꿈의 책방’ 5호점도 추진한다.
공사는 지난해 ‘행복더함 사회공헌 캠페인&대상’ 여성가족부 장관상과 ‘대한민국 나눔 국민 대상’ 보건복지부 장관상 등 사회공헌 분야에서 여러 공신력 있는 상을 수상했다. 공사는 사회공헌 브랜드 ‘함께하는 도시, 따뜻한 ℃’에 걸맞게 올해에도 다양한 지역나눔 활동을 전개해 지역사회의 온도를 1도 더 높여갈 계획이다.
■황효진 인천도시공사 사장 "610억 출자 1조2000억 사업 성사… 십정2구역 해결 자부심"
"검단신도시 스마트시티 투자실패로 한때 위기를 맞았지만 십정2구역 현안을 해결하면서 10년 만에 기적적으로 사업을 정상화시켰습니다."
황효진(사진) 인천도시공사 사장은 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610억원을 투자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부채 부담없이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십정2구역 해결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십정2구역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사업은 투자수익 회수기간(약 12년)이 길어 한동안 답보상태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공사가 지난해 12월 610억원 출자를 결정한 후 사업 안정성에 대한 대외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투자자 모집이 원활해져 1조2000억원 규모의 사업이 활로를 찾게 됐다. 610억원을 투자해 사업비 1조2000억원이 소요되는 사업을 성사시킨 것이다.
황 사장은 "2014년말 기준 8조981억원 규모의 부채를 6조7834억원 규모로 줄인 것도 경영정상화가 가능하게 된 요인"이라며 "영종도 미단시티의 보증채무 5274억원이 역설적으로 1조원 규모의 자산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면서 나머지 부채관리도 잘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1조3000억원의 부채를 해결했다"며 "2013년 2410억원 적자에서 벗어나 2014년부터는 4년 연속 흑자경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황 사장은 "지난해 4월 사장 부임 후 최대 난제였던 송림초교 주변 도심재개발도 지난달 28일 민간임대사업자와 협상을 통해 해결했다"며 "민간임대주택 2006가구를 3953억원에 공급하는 내용의 부동산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은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빚더미 공기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인천의 희망을 키워가는 공사로 변신하게 돼 기쁘다"며 "도시재생과 주거복지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지방시대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이제는 지방시대-인천도시공사] 3년간 부채 1조3000억 감축… 4년 연속 흑자 ‘그뤠잇’
입력 2018-03-06 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