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특사단, 김정은과 만찬… ‘文 친서’ 전달

입력 2018-03-05 17:45 수정 2018-03-06 00:02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 세 번째)을 비롯한 대북 특사단이 5일 특별기 편으로 평양에 도착해 숙소인 고방산초대소에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오른쪽 두 번째) 등 북측 관계자들과 체류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정 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북측의 김창선 전 국방위원회 서기실장,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김 부위원장, 맹경일 통전부 부부장. 청와대 제공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한 대북 특사단이 5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면담하고 만찬을 함께했다. 우리 정부 인사가 북한 최고 지도자인 김 위원장을 만난 것은 2012년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이다. 특사단은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담은 친서를 직접 전달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특사단이 오후 6시부터 김 위원장과 면담하고 만찬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만찬에는 정 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고위급 특사단 5명이 참석했다. 특사단은 면담 및 만찬에서 김 위원장에게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특사단의 방북 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사단은 1박2일 간 공식 방북 일정을 마친 뒤 6일 귀환한다. 이어 7일 문 대통령과 여야대표 회동에 참석해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곧바로 미국을 방문해 북·미 대화를 위한 설득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사단은 앞서 이날 오후 1시50분쯤 대통령 전용기 공군 2호기를 타고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떠나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오후 2시50분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정 실장은 출국 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간 대화와 관계 개선의 흐름을 살려나가겠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이고 진정한 평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대통령의 확고한 뜻과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긴요한 남북 대화는 물론 북한과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다양한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한 방안들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협의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이번 특사단은 남북 문제에 대해 풍부한 경험과 높은 식견을 갖춘 분들로 구성됐다”며 “특사단이 소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큰 힘과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특사단 출발 전 정 실장과 서 원장을 불러 격려한 뒤 성공적인 회담을 당부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서울공항에서 특사단을 배웅했다. 특사단과 조 장관은 15분 정도 비공개 면담을 하고 막바지 회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조 장관도 특사단 멤버로 검토됐지만 정 실장과 서 원장을 포함해 장관급 인사가 3명이나 포함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 따라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