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대북 특사단의 방북 사실을 공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5일 “정 실장을 특사로 하는 남조선 대통령의 특사 대표단이 곧 평양을 방문하게 된다”고 짤막하게 보도했다.
북한 언론이 우리 특사단 방북을 신속히 보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특사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방남 및 경과 역시 상세히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의 보도 관행 변화에는 김 위원장의 남북 관계 개선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특사단 방북 당일에도 또다시 미국을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 독자 제재 조치와 관련,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유린 말살 행위로서 선전포고로 간주한다”며 “우리의 자주권을 조금이라도 침해한다면 그에 따른 강력한 대응 조치가 취해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신문은 미국의 제재가 “장기간의 조·미(북·미) 핵 대결전에서 여지없이 참패하게 된 자들의 단말마적 발악에 지나지 않는다”며 “미국은 이제라도 우리의 전략적 지위를 바로 봐야 하며 저들의 이익에 부합되는 선택이 과연 무엇인가를 새겨보고 이성 있게 처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와 함께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비난한 데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신문은 “남조선의 보수 미치광이들은 자기 집 잔치를 축하하러 온 손님들에게 욕지거리를 하고 난동을 부리며 무례무도하게 놀아댔다”고 비난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北, 특사단 방북 이례적 신속 보도… 대미 비난은 계속
입력 2018-03-05 1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