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캔들 UAE로 불똥?

입력 2018-03-04 19:06

미국에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진영 사이 거래에 수사의 초점이 옮겨가는 형국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뮬러 특검이 최근 수주 사이 레바논계 로비스트 조지 네이더(58)를 수사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특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UAE 기업 에미레이트 그룹이 네이더를 통해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다. 다만 이번 수사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네이더는 특히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초기 백악관 문턱을 쉼 없이 넘나들었다. 네이더는 같은 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 앞서 스티브 배넌 당시 백악관 수석전략가, 트럼프의 사위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등과 미국의 외교방침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더는 지난해 가을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후원자이자 투자가 엘리엇 브로이디로부터 백악관 집무실 회의 내용과 관련한 상세 보고서를 전달받기도 했다. NYT는 브로이디가 에미레이트와 거액의 계약을 맺은 사설 보안업체를 소유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네이더가 에미레이트의 실질적 소유자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자와도 가까운 사이라고 전했다.

네이더는 과거에도 백악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1990년대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는 미 정부가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 평화 협상을 중재할 당시 핵심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에는 외교무대에서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조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