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서훈 특사’ 반발… 박지원 “정-서, 최고의 콤비”

입력 2018-03-05 05:03
서훈 국가정보원장(왼쪽)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달 10일 청와대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의 회동에 앞서 나란히 서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가 4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포함된 대북 특별사절단 명단을 발표하자 자유한국당이 강하게 반발했다. 정보기관 수장이 직접 대북 특사로 나서는 것은 정치 개입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북한과의 대화를 중시하는 서 원장에 대한 야당의 불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홍지만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서 원장이 독약을 움켜쥐고 김정은과 눈싸움하며 비핵화를 말할 각오가 돼 있는 사람인가”라며 “지난 두 차례 정상회담처럼 핵은 사라지고 선물만 잔뜩 안기면서 평화를 구걸하려 생각하는 자들은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당 소속인 심재철 국회부의장도 입장문을 통해 “국정원장이 대북 특사라는 정책의 전면에 나서면 그것이야말로 바로 국정원의 정치개입”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북 특사 파견 자체를 비판했다. 그는 “영국 국민들은 히틀러의 위장평화 공세에 속아 대독 유화정책을 편 네빌 챔버레인 총리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면서 “문재인정부의 대북 대화 구걸 정책과 대북 특사 운운도 북핵 완성 시간만 벌어주는 챔버레인의 대독 유화정책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도 “비핵화 전제 없는 대북 특사는 북핵 개발 축하사절단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대북 특사단 파견을 적극적으로 환영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어렵게 물꼬를 튼 남북대화 계기가 북·미 대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평당 의원은 “서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미국, 북한을 잘 안다. 서 원장과 정의용 실장은 최고의 명콤비 팀”이라고 평가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