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이지만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기 위해 구청장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6·13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지난 2일 인천 서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시각장애인 조경곤(51·사진)씨는 4일 “경인아라뱃길과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수도권매립지 등 방치된 지역사회 자산을 활용해 인천공항을 오가는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을 활성화하기 위해 무소속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시각장애인으로 기초단체장에 도전하는 것은 조씨가 처음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씨는 청년기에 사고로 실명한 뒤 판소리 고법을 익혀 세계에서 유일한 시각장애인 고수가 됐다. 그는 2013년 4월 인천시 무형문화재 23호 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가 된 뒤 KBS ‘아침마당’ ‘강연 100°C’ 등에도 출연했다.
인천순복음교회 집사이기도 한 조씨는 2016년 10월 국민일보 후원으로 열린 시각장애인 정선화 명창의 춘향가 완창무대에 고수로 나섰고, 같은 해 11월 일본 도쿄에서 3차례 공연을 하기도 했다.
조씨는 “서구청장에 당선되면 급여 전액을 장애인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기부하겠다”며 “수도권매립지의 빈터 30만평을 활용해 제2의 민속촌을 만들어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인간문화재’ 시각장애인, 기초단체장 선거 출사표
입력 2018-03-05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