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2500명 신청… 그래도 갈 길 먼 한국GM

입력 2018-03-05 05:05

한국GM이 2500명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으면서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의 첫 단추를 꿰었다. 하지만 ‘고통분담’을 담은 임금단체협상, 정부와의 투명한 실사협의 등 남은 숙제가 많아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250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직이 2000여명, 사무직이 5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공장에서만 1000명가량이 희망퇴직을 신청했고 부평공장, 창원공장 등에서도 희망퇴직 신청자가 나왔다. 희망퇴직자는 2∼3년 치 연봉을 위로금으로 받게 되는데 평균 2억원 안팎이 지급될 예정이다.

한국GM은 당초 희망퇴직자 수 목표를 3000명 안팎으로 잡았다. 희망퇴직자 수가 당초 목표보다 500여명 적지만 GM이 일자리 감축을 우려하는 한국정부에 추가 지원을 요청한 상황에다 노사관계 등을 고려할 때 인위적 구조조정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음 고비는 임단협이다. 노사는 이번 주 한 차례 교섭이 예정돼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시급하게 타결해야 하기 때문에 노사 대화를 신속하게 해간다는 입장이지만 어떻게 묘안을 짜낼지가 관건”이라며 “임금 동결, 성과급 지급 중단과 연간 3000억원가량의 복리후생 경비를 대폭 삭감한다는 것이 회사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국GM은 지난달 22일 올해 임단협 교섭안을 마련했지만 아직 접점을 찾지는 못했다. 지난달 28일 3차 교섭에서도 군산공장 폐쇄, GM본사에 보내는 연구비 문제 등을 두고 노사가 논쟁을 벌였지만 해답을 찾지 못했다.

한국GM에 대한 실사는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GM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실사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실사 범위를 두고 GM과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쟁점이 된 실사 정보는 매출원가율, GM본사로 보내는 각종 기술사용료와 연구개발비 등이다. 정부는 실사 기간을 3∼4개월로 보고 있지만, GM은 제한된 범위에서 1∼2개월 안에 끝내자는 입장이다.

철수 논란이 계속되면서 판매량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GM은 지난달 3만6275대를 판매했는데 내수는 전년 동월 대비 48.3% 줄어든 5804대에 그쳤다. 한국GM 관계자는 “지난해 2월 당시 뉴 말리부와 더 뉴 트랙스 출시로 작용했던 신차 효과가 사라졌고 최근 침체된 영업일선 분위기, 고객들의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