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머리로 끝내준 손흥민… EPL ‘아시안 톱10’ 가시권

입력 2018-03-04 19:16 수정 2018-03-04 21:48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수 손흥민(오른쪽)이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허더즈필드와의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27분 상대 골키퍼를 제치고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AP뉴시스
리그 9·10호 골로 득점 순위 9위
지난 시즌보다 득점 페이스 좋아
亞 선수 최초 득점 순위 톱10 노려

기성용, 웨스트햄전서 1골 1도움


9.1점. 유럽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이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에게 부여한 점수다. 유일한 9점대였다. 손흥민은 단연 ‘군계일학’이었다. 발로, 머리로 토트넘의 2골을 혼자 책임졌다. 주목해야 할 것은 득점 페이스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보다 약 한 달 먼저 리그 10호 골 고지에 올랐다. 사상 첫 아시아 선수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순위 ‘톱10’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손흥민은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허더즈필드와의 2017-2018 EPL 29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선제 결승골과 추가골을 넣어 팀의 2대 0 승리를 이끌었다. 리그 10호 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두 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리그에서 14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현재 EPL 득점 순위에서 공동 9위에 올라 있다. 시즌 막판 몰아넣기를 한다면 아시아 선수 사상 첫 EPL 15골 고지에 올라 득점 순위 ‘톱10’도 노려 볼 수 있다. 이날 경기까지 시즌 15호 골(리그 10골·FA컵 2골·UEFA 챔피언스리그 3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두 시즌 연속 20호 골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총 21골을 넣어 아시아 선수 유럽리그 최다 골 기록도 세웠다.

손흥민의 골 장면은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환상적이었다. 0-0으로 맞서 있던 전반 27분 손흥민은 역습 기회에서 팀 동료 델리 알리의 패스를 받아 왼쪽 측면을 돌파했다. 이어 상대 페널티지역으로 침투해 골키퍼를 제치고 왼발 슈팅으로 그물을 흔들었다. 후반 9분엔 헤딩슛으로 골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역습 상황에서 왼쪽 측면을 빠르게 침투해 팀 동료 해리 케인의 오른쪽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해 두 번째 골을 넣었다. 포체티노 감독이 후반 25분 ‘원맨쇼’를 펼친 손흥민을 빼고 에릭 라멜라를 투입한 건 아쉬웠다. 손흥민이 계속 뛰었더라면 해트트릭을 노려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토트넘 페이스북에 공개된 인터뷰를 통해 “오늘은 우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경기를 지배했다. 중요한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내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시즌 15호 골을 기록한 것에 대해 “가능한 많은 골을 넣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더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싶다”며 “내 득점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이 이기는 것이다”고 밝혔다.

손흥민이 두 경기 연속 멀티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하자 재계약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영국 일간지 ‘이브닝 스탠더드’는 이날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계약 기간이 2년 남았지만 조만간 재계약을 제안할 예정”이라며 “현재 주급 6만 파운드(약 8958만원)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재계약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이날 웨일스 스완지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과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0-0으로 맞선 전반 8분 선제골을 넣고 도움도 1개 기록해 팀의 4대 1 승리에 힘을 보탰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