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4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한 부산 해운대 엘시티 추락 사고도 인재로 드러났다. 사고는 공사가 진행 중이던 A동 건물 55층 약 200m 높이에서 건물 외벽 공사를 위해 부착한 안전 작업발판 구조물이 떨어지면서 일어났다. 이 사고로 안에서 일하던 근로자 3명이 바닥으로 추락해 사망했고 또 지상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1명도 구조물에 맞아 숨졌다. 추락을 막아야 할 안전발판이 오히려 치명적인 위험물로 근로자들을 죽음으로 몬 셈이다.
경찰은 외벽 층마다 앵커가 박혀 있고 이곳에 역삼각형 모양의 슈브래킷과 볼트가 작업발판 구조물을 지지하는데, 현장을 살펴보니 슈브래킷 4개가 모두 이탈해 있었고 한 곳에서는 앵커까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품 결함 가능성이 높다는 방증이다. 현장에서 사용된 안전발판 구조물은 앵커 2개 중에 한 군데가 탈락 등 문제가 생기면 추락할 수밖에 없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구조물의 하중을 각 층에 있는 고정 장치에 고루 힘을 분산시키면 하나가 탈락해도 나머지 고정 장치가 있어서 추락 사고를 방지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못했다는 얘기다. 또 현장에는 하부 안전시설물도 없었다. 구조물 자체가 떨어진 사례가 없어 안전보호망을 설치하지 않았다고 한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16년 969명이 산업재해 사고로 숨졌고, 그중 가장 많은 366명이 추락으로 사망했다. 제일 큰 원인으로는 역시 안전 불감증이다. 최저가낙찰제로 공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시공사로선 이익을 남기려면 공사기한을 단축하고 비용을 줄여야 해 안전 문제가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그렇지만 ‘위험의 외주화’도 근본적으로 다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시공사 입김에서 자유로운 독립 감리제도를 전면 도입해야 하는 이유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안전은 추가 비용이 아닌 고정 비용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설] 해운대 엘시티 추락 사고도 예견된 인재였다
입력 2018-03-04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