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결집 분위기 심상찮다”… 민주당, PK에 다 건다

입력 2018-03-03 05:00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관석·안규백 최고위원, 추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송현섭 최고위원. 뉴시스

“PK 승패가 선거판세 가른다”
김영춘 장관·김경수 의원, 부산시장·경남지사 출마 여부가 핵심 변수로
김경수 “좀 더 지켜볼 것”

부산시장과 경남지사 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6·13 지방선거 승패를 가를 핵심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수도권과 호남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높은 지지율 덕분에 ‘민주당 프리미엄’이 예상된다. 대구·경북을 제외하면 부산·경남 지역이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정면 승부’가 펼쳐질 지역으로 꼽힌다.

현재 민주당의 부산시장과 경남지사 후보는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경수 민주당 의원의 출마 여부가 핵심 변수다.

부산에서는 오거돈 전 해수부 장관과 정경진 전 부산시 정무부시장이 지난달 말 출마선언을 하고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불출마 입장을 유지했던 김 장관이 출마 쪽으로 선회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경선 구도가 변화할 조짐이다.

김 장관은 당초 이번 주 초 불출마 선언을 하려 했다. 그러나 ‘오 전 장관보다 젊은 인사의 출마가 필요하다’는 당 안팎의 요구가 거세지자 출마를 재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 측 관계자는 2일 “장관직 사퇴 시한인 15일 전까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 전 장관은 현재 부산시장 선거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인지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오 전 장관은 출마선언 당시에도 “김 장관이 출마하면 (나는)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거듭 피력했다. 이는 경선 자진하차 시에 대한 퇴로를 열어두는 동시에 김 장관에 대한 우회적인 압박용 발언이라는 해석이 많다. 오 전 장관은 오는 6일 예비후보 등록을 할 계획이다.

물론 김 장관이 출마하더라도 민주당이 부산시장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부산에서 보수 진영 결집 분위기가 만만치 않다”며 “김 장관이 출마하면 오 전 장관은 물러나겠지만 김 장관이 낮은 인지도를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당 경남지사 경선도 좀처럼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지만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 김 의원은 “의원직 중도 사퇴에 부정적이라는 입장은 그대로지만, (출마도) 고민하고 있다”며 “우리 당의 다른 (경남지사) 후보들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3월 말까지는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출마에 대한 당내 전망도 엇갈린다. 친문(친문재인) 핵심 의원은 “김 의원 외에는 대안이 없다. 김 의원이 나오면 경남지사, 창원시장, 양산시장, 김해을(김 의원 지역구)까지 최소 4곳 이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영남권의 다른 민주당 의원은 “해볼 만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아직 석 달 넘게 남았기 때문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경남지사 도전은 본인에게도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 당선 시 친문 진영의 차세대 리더로 급부상할 수 있지만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소통 창구 역할은 할 수 없게 된다. 김 장관과 김 의원의 출마로 해당 지역에서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낙승을 자신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한국당에 원내 1당을 내주는 ‘악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양당의 의석수 차이는 5석인데, 재·보궐 선거에서 1당이 바뀔 수도 있다. 김 장관과 김 의원의 지역구는 전통적으로 한국당이 강한 경남과 부산 지역이다.

최승욱 윤성민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