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오름세가 지난달 20일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 발표 이후 둔화되고 있다. 강화된 재건축 규정은 이르면 다음주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재건축 단지의 저항이 거세지고 있다.
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32% 오르며 3주 연속 상승폭이 떨어졌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초과이익 환수 시행에 이어 안전진단 강화, 서울시의 이주시기 조정이 발표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또 “단기간 급등한 아파트 가격에 매수자들이 피로감을 보여 당분간 매매시장은 진정된 모습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감정원이 이날 발표한 2월 주택 매매 통계는 서울 집값이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 발표 직전까지 가파르게 오르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서울의 주택 매매가는 전월 대비 0.94% 올라 2004년 관련 통계가 공개된 이후 2월 통계로는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월별 통계로는 2009년 9월 1.12% 오른 이후 8년4개월 만에 상승폭이 가장 컸다. 재건축이나 뉴타운 등 개발 사업지와 신규 아파트 물량 등으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한국감정원 조사는 지난 1월 15일과 지난달 12일의 매매가를 비교한 수치여서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한국감정원은 “매물이 많지 않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추세지만 수도권 규제와 입주물량 증가로 서울의 상승세도 둔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강화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은 이르면 5일 시행될 전망이다. 시행되면 최근 안전진단을 급하게 신청한 단지도 강화된 기준을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재건축 단지는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서울 강동구와 마포구 등의 일부 재건축 단지 대표는 이날 세종시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항의했다. 3일에는 서울 목동 현대백화점 인근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서울 집값 3주째 주춤… 1주간 0.32%↑ 그쳐
입력 2018-03-03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