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선 5월로 연기

입력 2018-03-02 18:22
사진=AP 뉴시스

조기 대선에 돌입한 베네수엘라가 다음 달 예정됐던 대통령 선거를 5월 말로 연기했다. 극심한 경제난 속 니콜라스 마두로(사진) 정권이 재신임으로 국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지만 정치권 불안은 점점 더 가중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1일(현지시간) 정부와 야당의 합의에 따라 다음 달 22일 실시할 계획이던 대선을 5월 20일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야권 주류인 국민연합회의(MUD)는 정치 탄압을 이유로 대선 불참을 선언한 상황이라 반쪽짜리 합의에 가깝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입후보를 마치고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MUD는 주요 야권 후보들이 가택연금 중이거나 수감돼 대선이 제대로 치러질 수 없다며 선거 불참으로 투쟁하고 있다.

하지만 대선 불참을 놓고 야권 내부에서 찬반이 첨예한 가운데 엔리 팔콘 전 라라주지사가 입후보하면서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MUD가 팔콘 전 주지사를 제명해 야권 분열은 심화됐으나 마두로 대통령의 ‘누워서 떡 먹기’ 식 재신임에는 일단 제동이 걸렸다. 로이터 통신은 최신 여론조사 결과 팔콘이 45.8%로 32.2%에 그친 마두로 대통령보다 지지율에서 앞섰다며 “마두로를 물리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전했다.

당초 마두로 정부가 여소야대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조기 대선 카드를 들고 나왔으나 승리를 장담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미국 정부가 불공정 대선을 이유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어 베네수엘라의 정국 혼란이 대선 후 진정국면을 맞을지도 미지수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최근 베네수엘라 출신 망명자 증가가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인접국 콜롬비아는 베네수엘라로부터 50만명에 가까운 이민자가 국경을 넘어왔다고 밝혔다.

정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