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 ‘아파트 관리비 다이어트’ 직접 나섰다

입력 2018-03-02 05:00
지역 내 공동주택의 관리비 절감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는 서울 서초구의 조은희 구청장(왼쪽)이 공동주택 주민들과 ‘아파트 톡’ 행사에서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서초구 제공

서초구·성동구 컨설팅단 꾸려 관리비 적정성 꼼꼼히 체크
강남구는 신고센터도 운영, 관리비 절감 우수 사례 모아 노하우 공유하는 캠페인 펼쳐

아파트 거주 인구가 늘어나면서 관리비 민원이 끊이질 않자 서울 자치구들이 ‘관리비 다이어트’를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전문가 컨설팅을 제공하고 관리비 절감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주민 생활 편의 개선에 나선 것이다.

서울 서초구는 올해를 ‘아파트 관리비 절감 원년의 해’로 정하고 공동주택 관리비 절감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만화로 보는 가이드북인 ‘아파트 관리비 이렇게 줄여요’를 발간해 250개 공동주택 단지에 무료 배포했다. 구성 항목별 설명과 절감 노하우 등을 소개했다.

서초구는 변호사와 세무사, 회계사 등 전문가 100인으로 구성된 관리비 절감 자문단 ‘유리알 컨설팅’도 운영 중이다. 관리비가 목적 이외의 곳에 사용된 경우는 없는지, 아파트 공사와 용역 계약이 경쟁 입찰을 통해 투명하게 이뤄졌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본다. 서초구는 연말 아파트 경진대회를 통해 관리비 절감 우수 아파트 10곳을 선정해 인증하고 우수사례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자치구들이 관리비 절감에 직접 나선 것은 일반주택에서 공동주택으로 주거 형태가 변하면서 아파트 거주 주민 비율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서초구의 경우 주민 65%가, 성동구는 71%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관련 민원이 급증한 것도 이유다. 특히 관리비는 지출 상세 항목이 제공돼도 복잡해 부적절 운용을 따져보기 어렵다. 최근에는 난방비 부당 청구 논란을 계기로 투명한 관리비에 대한 주민 관심이 높아졌다.

성동구는 ‘찾아가는 아파트 관리 컨설팅’을 실시해 직접 관리비 민원을 해결하고 있다. 주택관리사와 공인회계사, 건축사, 기술사 등 각계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컨설팅단은 아파트를 돌면서 300세대 이상 단지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시행하고 있다. 자금 운영과 지출, 관리비 사용, 공사·용역 계약 등을 따져본다.

강남구는 지난해 상반기 관리비를 전년 대비 비교·분석한 절감 사례를 1일 공개했다. 절감 노력을 기울인 아파트 단지들은 대부분 수선유지비, 난방비, 전기공용 부분에서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공용 공간 내 센서등을 도입하거나 LED로 교체하고 인버터(직류변환장치)를 사용하는 노력으로 절감한 경우도 있었다. 난방비는 정기적인 열교환기 세관 청소로, 수도료는 수압조절 밸브 설치와 노후 급수관 교체로 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도 아파트 관리비 신고센터를 운영하며 관리비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