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차 산업혁명 기지” 포부
도심에 공원 ↑ 자동차 운행 ↓ 수소전기차 도입이 미세먼지 대책
블록체인 기반 서울형 코인 도입… 특혜응원 논란에 “많이 반성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도시 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너무 올망졸망한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도전을 선언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시장의 각종 정책을 정면 비판하며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박 시장의 핵심 추진 사업인 도시재생사업과 미세먼지 대책을 서울시의 대표적인 정책 실패 사례로 들었다. 그는 도시재생사업에 대해 “사실상 구청장이 해야 할 일을 시장이 매달려 추진하다보니 부작용이 많다”며 “뚜렷한 방향이나 목표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돼 티도 안 나고 돈 먹는 하마가 됐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서울시장은 각 구별 개발 계획에 집착하기보다 큰 그림을 갖고 도시 전체를 어떻게 끌고 갈지 시민들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강남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급등 문제도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 투자가 특정 지역에 쏠리는 이유는 미래 개발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서울시민들과 적극 소통해 각 지역에 맞는 장기 개발 계획을 세워 부동산 가격 급등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미세먼지 대책도 “현 시장이 미래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쿄와 런던 등 세계적인 대도시는 수 년간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연구와 투자를 해 왔지만 서울은 이 문제를 등한시했다는 것이다. 그는 “시장이 되면 미세먼지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겠다”며 “앞으로는 공기의 질로 도시 경쟁력이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도심에 공원을 늘리고 자동차 운행을 줄이는 구상을 제시했다. 수소전기차 도입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을 4차 산업혁명 기지로 만들기 위한 자율주행차 인프라 투자,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서울형 화폐 도입 등도 박 의원의 핵심 공약이다.
박 의원은 박 시장의 3선 도전이 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논리도 폈다.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박 시장에게 껄끄러운 상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 시장에게 출마 기회를 ‘양보했다’는 이미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는 지방선거 전체를 끌고 가는 중심인데, 그 중심에 안철수라는 경쟁자를 계속 거론하는 구도는 선거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문재인 대통령과 친밀한 사이임을 강조했다. 여당 지지층 결집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문 대통령과) 오랜 세월 속에 많은 관계와 역사가 숨어 있는 사이”라며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돕고 의논하는 관계로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다. 문 대통령 적극 지지층과도 자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경기에서 특혜 응원을 했다는 비판에는 “정말 많이 반성하고 있고, 향후 정치인으로서 좀 더 사려 깊게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거듭 머리를 숙였다. ‘삼성 저격수’로도 유명한 박 의원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사법부에는 “최순실 재판과 형평성이 어긋난다”며 “향후 대법원이 이 일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대법원의 위상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노용택 신재희 기자 nyt@kmib.co.kr
박영선 “朴시장, 구체적 비전보다 올망졸망 사업에 집중”
입력 2018-03-02 05:05 수정 2018-03-02 0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