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어선 전복, 실종 7명 중 2명 시신 수습… 해경, ‘선장’ 시신 ‘선원’으로 뒤바꿔 발표 빈축

입력 2018-03-01 20:06 수정 2018-03-01 21:03
28일 오후 4시28분쯤 전남 완도군 청산도 인근 해상에서 완도선적 7.93t 연안통발어선 근룡호로 추정되는 선박이 뒤집힌 채 발견돼 해경이 수색을 벌이고 있다. 완도해양경찰서 제공

전남 완도 청산도 인근 해상에서 전날 전복된 근룡호(7.93t급) 내부에서 1일 선원 2명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완도해양경찰서는 이날 오전 근룡호 조타실에서 실종자 2명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수습된 사망자는 선장 진모(56·경남 창원)씨와 인도네시아 선원 D씨(26)로 확인됐다.

해경은 당초 내국인 사망자의 외모와 옷차림 등을 육안으로 확인한 뒤 선원 박모(56)씨라고 발표했다가 이후 선장으로 변경해 빈축을 샀다. 시신을 확인한 박씨 가족들이 “아닌 거 같다”며 신원 재확인을 요청해 지문 조회 결과 진씨로 판명됐다. 해경의 안이한 발표로 한순간에 유족과 실종자 가족이 뒤바뀐 것이다.

근룡호의 실시간 위치정보가 끊긴 28일 오후 1시16분부터 인근을 지나던 유조선으로부터 전복 신고가 접수된 오후 4시28분까지 3시간여 동안 해경 관제시스템이 이상징후를 전혀 감지하지 못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연안통발어선인 근룡호에는 D씨와 한국인 6명 총 7명이 타고 있었다. 해경은 항공기 6대와 선박 32척을 동원해 사고 해역 수색을 벌이는 한편 선내 수색을 위해 잠수사를 투입했으나 어망이 곳곳에 있는 데다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경은 실종자 가족들과의 협의를 거쳐 근룡호를 거문도 인근 해상의 안전지대로 예인했다.

선원들은 피항 중 높은 파도에 휩쓸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해경 관계자는 “28일 낮 12시56분쯤 선장 진씨가 지인과의 통화에서 ‘기상 악화로 청산도로 피항한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근룡호의 이상·조난·구조신호는 없었다고 해경은 밝혔다.

완도=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