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장로교(PCUSA)의 동성애 옹호 정책에 반대하며 1200만 달러 상당의 예배당을 포기하고 교단을 탈퇴한 미국 필그림선교교회의 신앙적 결단은 한국교회에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국민일보와 C채널은 지난 27일 서울 강동구 양재대로 C채널 본사에서 양춘길 필그림선교교회 목사를 초청해 ‘동성애 STOP 희망이 보인다’ 특별좌담을 갖고 창조질서를 위협하는 젠더 이데올로기의 사상전(思想戰) 속 교회의 대처방안을 고찰했다. 좌담은 3일 오전 9시40분, 4일 오후 10시30분 C채널을 통해 방송된다.
<참석자>
양춘길 목사(美 필그림선교교회)
양병희 목사(서울 영안교회)
소강석 목사(용인 새에덴교회)
사회 : 이태희 목사(미국변호사)
-고국 방문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양춘길 목사=PCUSA를 탈퇴하는 과정에서 많은 외로움을 느꼈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큰 위로를 얻었다. 낙심하고 있던 엘리야에게 하나님께서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7000명을 보여주셨던 말씀이 생각났다.
△양병희 목사=이민목회가 참 어렵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필그림선교교회의 영적 결단은 교회 본질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소강석 목사=교회의 순혈적 신앙, 숭고한 결단에 찬사를 보낸다. 우직한 목회와 심성이 우직한 신앙을 만들어냈다.
△양춘길=사실 교단탈퇴 과정에서 성도들에게 오히려 어려움을 주는 게 아닌가 하는 고뇌도 있었다. 하지만 성도를 정말 사랑한다면 편한 길이 아니라 바른길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까지 하나 돼 따라와 준 성도들께 감사하다.
-교단을 탈퇴하기까지 과정이 순탄치 않았을 텐데.
△양춘길=PCUSA가 2011년 동성애자의 안수를 허락하고 2015년 동성결혼을 허용했다. 14명의 장로님이 당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말했다. “우리는 교단을 탈퇴합니다. 만약 교회가 나가지 않으면 저 혼자라도 나갑니다.” 이유는 간단했다.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영원한 진리,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면 목회자는 설 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성경말씀에 위배되는 일에 타협할 수 없었다.
△양병희=신앙에는 타협이 없다는 말에 공감한다. 피가 모자란다고 물을 섞을 순 없다. PCUSA 내 400여개의 한인교회가 동성애를 반대하지만 탈퇴를 못하는 건 은퇴 후 PCUSA로부터 받게 될 연금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모금해서 대안을 만들어준다면 이민교회가 용기 있는 결단을 할 것이다.
△양춘길=재정적으로 힘을 실어준다면 탈퇴운동이 시작될 것이다. 정신적 사상적 사회학적으로 이민교회를 의식화시키는 데도 힘써야 한다. 그런 면에서 기독교동성애대책아카데미 전문 강사진을 미국으로 초청할 계획이다.
-현재 위기상황에서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소강석=쓰나미 같은 현상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봐야 한다. 동성애 옹호 문화의 사상적 배경은 모든 권위와 기준을 해체하는 후기 구조주의에서 기인한다. 개교회가 순혈적 신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목회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더욱 힘써야 한다. 유럽교회와 미국교회를 보라. 빌리 그레이엄 같은 복음의 거성이 사라지면서 개교회주의로 변질되어 가는가 하면 목회 생태계가 깨지고 환경구조가 바뀌었다. 한국교회는 이런 비극을 맞닥뜨리기 전에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아시아 최초로 대만이 동성혼을 합법화하면서 대만교회의 둑이 무너졌다.
△양춘길=2015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교회가 사전에 법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고소를 당하는 상황이다. 교회가 아무리 준비했다 하더라도 교단이 동성애를 허용했다면 소송에서 보호받지 못한다.
-지금은 세계관 전쟁 상황이다.
△소강석=동성애 동성혼 문제를 단순한 사회 이슈로 착각하면 큰 오산이다. 교회를 해체시킬 목적으로 젠더 이데올로기가 엄습하고 있다. 교회가 사상전에 직면했는데 프레임 전쟁, 용어 전쟁에 휘말리면 안 된다. 팔짱만 끼고 있어도 안 된다.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않고 대응조차 않는다면 대만교회의 상황을 맞이할 것이다.
△양병희=남녀 구분, 성의 질서를 파괴하고 구별을 못하게 하면 굉장히 위험해진다. 여성가족부의 영문 명칭에 젠더가 들어간 시대다. 물에 종이가 젖듯 남녀 양성평등이 아닌 젠더평등, 성 평등의 관점에서 교육과 정치 법 등이 서서히 젖어가고 있다. 동성애를 사랑으로 미화하고 인권조례나 차별금지법 등으로 양심 사상 표현 신앙의 자유를 옥죄려고 한다. 교회가 연합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처해야 한다.
△양춘길=미국 공립학교에선 교사가 두 남학생을 불러내 남편과 아내 역할을 하라며 역할극을 시킨다. 이런 잘못된 사상의 밑바닥엔 인본주의가 흐른다. 미국 복음주의 교회들이 이제야 연합을 시작했다. 비성경적인 공교육에 맞선 홈스쿨링 운동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절대 진리가 무너진 상황에서 사람들은 공허함을 느끼고 있다. 원하는 대로, 느낌대로 살다보면 누구나 공허함을 느낀다. 그래서 요즘 복음 앞에 조금의 타협도 없는 보수적인 교회들이 성장하고 있다.
-어디에서 희망을 찾아야 하나.
△양병희=최근 충남이 잘못된 인권조례의 폐지안을 통과시켰다. 지역 교회와 시민단체가 하나 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교회가 하나 되면 이길 수 있다.
△소강석=거대한 사상전에서 한국교회가 승리하려면 계속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차별금지법이 막히니 인권조례로 치고 들어온다. 이걸 남의 교회 문제로 치부한다면 작은 교회든 큰 교회든 언젠가 깨진다. 풍전등화 같은 상황 속에서 교회 생태계를 지키지 않는다면 직무유기 하는 것이다.
△양춘길=교회가 연합하고 야성을 가져야 한다. 주님이 이 땅에 교회를 세우실 때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고 말씀하셨다. 어둠의 권세가 장악하는 곳에 교회를 세운다는 것은 전쟁의 시작을 뜻한다. 교회가 공격할 때 음부의 권세는 무너진다. 그러나 가만히 있으면 음부의 권세가 판을 친다. 교회가 공격적 야성을 가질 때 희망이 있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특별좌담] “교회 해체 노리는 젠더 이데올로기 엄습… 연합해 대처해야”
입력 2018-03-02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