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지방선거 태풍으로

입력 2018-03-02 05:00
영남알프스케이블카반대대책위원회는 2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환경부는 불법혐의, 검토의견 무시한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반려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시스

울산시장·울주군수 후보들 앞다퉈 조기 설치 공약
환경단체 “케이블카 아닌 세계유산 등재사업 해야” 사업, 이미 9부능선 넘어

울산 울주군 영남알프스에 추진 중인 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6·13 지방선거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울산시장 후보는 물론 울주군수 후보들까지 언양읍 등 서부권 표심 공략을 위해 케이블카 조기 설치를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환경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양상이다.

28일 울산시 등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울산시당 지방선거기획단은 최근 지방선거 제1호 공약으로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를 확정하고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한국당 울산시당은 “케이블카 사업이 침체된 지역경제에 단비가 되고 지역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경제적 파급효과 539억원, 고용유발효과 연 913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울주군수 후보에 도전하는 윤시철 시의회 의장은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출마선언을 하며 케이블카 설치 공약에 힘을 실었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은 아직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최근 케이블카 설치 찬성 여론이 높게 나타나자 조만간 입장 표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울주군수 출마를 선언하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위해 뛰고 있는 윤장우 후보와 울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임동호 울산시당위원장도 영남알프스 케이블카를 계획대로 설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방선거가 본궤도에 오르면 출마 후보들의 케이블카 설치 관련 공약 발표는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환경관련 시민단체 등은 반대 의사를 밝히며 반발하고 나섰다. 영남알프스케이블카반대대책위는 “영남알프스는 토종 여우와 구름병아리난초 등 멸종위기 동·식물이 발견된 자연유산”이라며 “케이블카 설치가 아니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추진사업은 9부 능선을 넘은 상태다. 울산시는 지난 27일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환경영향평가 본안 보고서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제출했다. 보고서에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 초안 검토 과정에서 나온 의견이 반영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일본 닛코국립공원과 호주 블루마운틴국립공원 등은 세계자연유산이면서도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다”며 “케이블카 설치 사업과 유네스코 등재는 별개의 문제”라며 반대단체의 주장을 일축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