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찬·손’… 황희찬·손흥민 나란히 멀티골

입력 2018-03-01 20:18
손흥민이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로치데일(3부 리그)과의 2017-2018 잉글랜드 FA컵 16강 재경기에서 전반 23분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AP뉴시스
황희찬이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SK 아우스트리아와의 2017-2018 오스트리아컵 8강전에서 볼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잘츠부르크 홈페이지
손, 1월 14일 이후 46일 만에 골… 팀 내 주전 경쟁에서 입지 다져
황, 3개월여 만에 시즌 10·11호…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성공
신태용호와 김학범호에 희소식


둘이 약속이라도 한 것일까. 유럽 축구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샤인’ 손흥민(26·토트넘)과 ‘황소’ 황희찬(22·잘츠부르크)이 오랜 침묵을 깨고 나란히 멀티골을 터뜨렸다. 이들의 활약은 2018 러시아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하계아시안게임을 앞두 ‘신태용호’와 ‘김학범호’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손흥민은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로치데일(3부 리그)과의 2017-2018 잉글랜드 FA컵 16강 재경기에서 67분 동안 뛰며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첫 멀티골을 달성하며 시즌 12호, 13호 골을 만들어 낸 손흥민은 후반 22분 델리 알리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멀티골과 페르난도 요렌테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6대 1 대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 오는 17일 스완지시티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로써 손흥민은 한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과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이날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23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에릭 라멜라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지난 1월 14일 에버턴전에서 시즌 11호 골을 터뜨린 후 46일 만에 나온 골이었다. 이번 시즌 FA컵에서는 첫 득점. 전반 28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손흥민은 루카스 모우라가 파울을 당해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섰다. 페널티킥을 성공시켰지만 주심은 손흥민이 슈팅 직전에 멈칫했다는 이유로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14분 요렌테의 헤딩골을 도운 뒤 6분 뒤엔 골문 앞에서 라멜라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자신의 두 번째 골을 만들어 냈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 9.7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양 팀을 통틀어 요렌테(9.9점) 다음으로 높은 평점이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정규리그 5경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FA컵 3경기 등 9경기 동안 골 맛을 보지 못했다. 특히 지난달 14일 유벤투스와의 UCL 16강 1차전과 지난달 25일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정규리그 28라운드에서 연속으로 후반 교체 멤버로 출전해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듯한 인상을 줬다. 하지만 이날 멀티골을 뽑아내며 팀 내 입지를 굳게 다졌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오늘 우리에게 중요한 선수임을 증명했다”며 “페널티킥을 놓친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페널티킥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며 손흥민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그는 평소에도 “손흥민은 해리 케인 등 다른 선수들과 똑같은 평가를 받지 못하지만 그를 잊어선 안 된다. 그는 실력이 뛰어나면서도 겸손하다. 이 때문에 모든 선수들이 그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오스트리아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황희찬도 이날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SK 아우스트리아와의 2017-2018 오스트리아컵 8강전에서 전반에만 2골을 넣어 팀의 7대 0 대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11월 27일 라피드 빈과의 정규리그 16라운드에서 시즌 9호 골을 넣은 뒤 득점포을 가동하지 못하던 황희찬은 3개월여 만에 시즌 10호, 11호 골을 몰아치며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오는 24일(북아일랜드전)과 28일(폴란드전) 유럽 원정 평가전을 앞두고 성인 대표팀에 나란히 소집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단 24일 독일로 출국한 신태용 성인 대표팀 감독은 오는 5일 황희찬의 경기를 지켜볼 예정이다. 손흥민은 와일드카드로 황희찬과 함께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합류해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