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가구소득과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높아진다는 국가 조사가 나왔다. 또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김장영 심장내과 교수는 최근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 학술대회에서 최근 10년간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사증후군은 심뇌혈관 위험인자를 동시 다발적으로 가지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심뇌혈관 위험인자에는 복부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 생활습관병이 있으며,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당뇨병 위험이 5배 이상, 심뇌혈관 질환은 2∼3배 이상 높아진다. 김 교수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19세 이상 성인 5명 중 1명(20.3%)은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2007년 21.9%에서 2015년 26.9%로 증가했으며, 여성은 2007년 20.3%, 2015년 17.9%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특히 65세 여성 유병률은 20∼30대 여성의 2배 이상이었다.
지난 2013년부터 2년간 연령별로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19세 이상은 전체 20.3%, 남성 24.7%, 여성 16.1%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폐경기인 50대 이후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19세 유병률은 2.81%였으며, 50대에 25.51%, 60대 39.21%, 70대 40.48%로 급증했다. 남성은 50대에서 가장 높았고(36.84%) 이후에는 감소했다. 소득별로는 저소득층에서 유병률이 25.4%로 가장 높았으며, 고소득층(17.7%)이 제일 낮았다. 교육수준에서도 초등학교를 졸업한 집단에서 유병률이 36.4%로 가장 높았다. 대학교를 졸업한 집단은 17.7%였다.
지역별로도 차이가 났는데,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유병률이 높았다. 가장 높은 지역은 충북(28.8%) 지역이었으며 ▲전남(27.7%) ▲경북(27.7% ▲강원(25.5%) 순으로 유병률이 높았다. 이에 김 교수는 “농촌 지역에 있는 사람들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수도권보다 낮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흡연과 음주, 운동, 스트레스 등 생활습관도 대사증후군 발병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자의 유병률은 27.4%로 과거 흡연자와 비흡연자(18.1%)보다 높았다. 성별로는 흡연 남성은 28.2%, 여성은 19.2%였으며, 그렇지 않은 남성은 23%, 여성은 16%였다. 주 2회 이상 남성은 7잔 이상, 여성은 5잔 이상 음주를 즐기는 고위험 음주자(26.1%) 또한 저위험 음주자(19.8%)보다 대사증후군 환자가 많았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는 군에서도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높았는데,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는 집단의 경우 유병률은 13.9%, 그렇지 않은 집단은 19.9%로 차이가 났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군(22.5%)도 그렇지 않은 집단(19.7%)에 비해 유병률이 높았다. 고신대복음병원 조경임 심장내과 교수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 이상 및 우울증 등과 연관돼 있다. 이는 신체활동 부족이나 불규칙한 식습관 등을 초래한다”며 “실제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낮은 사람일수록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등의 생활습관을 보였다. 대사증후군 유병률도 낮았다”고 설명했다.
유수인 쿠키뉴스 기자 suin92710@kukinews.com
가난하면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 높아진다?
입력 2018-03-04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