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5당 대표와 회동 추진… 洪, 이번에는?

입력 2018-03-01 05:05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대구 중구 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2·28 민주운동,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관련단체 인사와 2·28 민주운동에 참가했던 고등학교의 재학생들이 참석했다. 대구=이병주 기자

“남북 접촉 등 평창 외교와 개헌·권력기관 개혁 등 언급”
홍준표, 1대 1 선호하는데 또 다자회동 추진 ‘걸림돌 ’
“정국 주도권 뺏길라” 고민도… 사실상 회동 거절 의사 밝혀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주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회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다음 주 중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하기 위해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며 “원내대표는 포함시키지 않는 영수회담 성격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동이 성사되면 남북 접촉 결과 등 현 안보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며 “안보 이슈 외에 개헌, 권력기관 개혁 문제 등 국내 현안도 언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여야 대표 회동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이뤄진 정상외교 성과와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영철 중앙위 부위원장 방남 결과 등을 설명하고 개헌 논의 등 현안에 대한 여야의 협력을 구할 방침이다.

홍 대표는 이번에도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 측 관계자는 “천안함 폭침 주범인 김영철의 방남 경위를 밝히거나 김영철에게 사과를 요구하라는 야당 요구는 하나도 안 들어주고 있다”며 “청와대에 와서 자기들 설명만 들으라는 건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당 일각에선 김영철 방남을 계기로 대정부 공세를 강력하게 벌여왔는데 청와대 회동에 응할 경우 대여 투쟁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홍 대표는 회동 형식에 대해서도 여야 대표 회동이 아닌 문 대통령과의 ‘일대일 회담’을 요구해 왔다.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참석 의사를 밝혔다. 홍 대표는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 문 대통령의 여야 지도부 청와대 초청 회동에 모두 불참했다. 두 차례 모두 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4당 대표만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대구를 방문, 중구 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정의와 자유를 향한 대구의 기개, 지조가 잠자는 정신적 자산에서 깨어나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현실의 힘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또 “촛불혁명을 통해 국민이 권력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증명했고 돌이켜보면 그 까마득한 시작이 2·28 민주운동이었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의 2·28 민주운동 기념식 참석은 2000년 김대중 대통령 이후 18년 만이다. 경북고 등 대구지역 고교생들이 1960년 이승만정권을 비판하며 시위에 나섰던 2·28 민주운동 기념일은 1월 30일 국무회의에서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문동성 이종선 기자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