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여행 끝났지만 환상적 경험
선수들, 머물러 달라고 간청 기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따뜻하게 선수들을 감싸 안는 모습으로 감동을 준 밥 데 용(42·사진) 코치가 고국 네덜란드로 돌아간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28일 “데 용 코치와 계약이 오늘로 끝난다”며 “데 용 코치는 2일 네덜란드로 출국한다”고 밝혔다. 코치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서 취업비자도 만료돼 데 용 코치는 한국을 떠나게 됐다. 네덜란드 빙속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데 용 코치는 지난해 4월 한국 대표팀에 부임, 장거리 종목을 지도해왔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재계약을 검토 중이고 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 등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데 용 코치와 지속적인 연락과 의견 교환을 이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데 용 코치는 네달란드 스피드스케이팅 홈페이지에 ‘한국 선수들이 제발 더 있어 달라고 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평창에서의 여행은 끝났지만 환상적인 모험을 경험했다”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총 7개의 메달을 따내며 최고의 결과를 남겼다”고 전했다. 또 그는 “내년에 무슨 일을 할지 아직 모르겠다”며 “한국 선수들이 내게 머물러 달라고 간청을 했는데 정말 기뻤다”고 밝혔다. 선수들이 데 용 코치의 팔을 끌어당기며 떠나지 말라고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뿐 아니라 데 용 코치는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얀 블록휴이센의 개고기 발언을 언급하며 “(내가 본) 한국 사람들은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고도 했다.
데 용 코치는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왕따’ 논란이 일었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가 끝난 뒤 마지막에 홀로 뒤처져 들어와 실의에 빠진 노선영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모습이 포착돼 국민들에게 감동을 줬다.
또 이승훈이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자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진심어린 마음으로 선수들을 챙겨준 데 용 코치는 국내 팬들에게 한국인 코치진 보다 팀원들을 더욱 생각한 ‘진정한 지도자’라는 찬사를 받았다. 팬들은 기사 댓글 등을 통해 빙상연맹에 데 용 코치의 재계약 체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밥 데 용, 따뜻한 마음·감동 주고 네덜란드로
입력 2018-02-28 1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