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여기는 달(月)입니다!”

입력 2018-03-01 05:05

영국과 독일 등 유럽 회사들이 내년 중 달 표면에 LTE 통신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달에서 휴대전화 사용은 물론 지구로 실시간 고화질 영상 전송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세계 2위 이동통신사 영국 보다폰의 독일 법인과 핀란드 통신기기 제조업체 노키아, 독일 완성차 제조사 아우디는 이런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들 업체는 전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참가 중이다.

달 통신망 구축은 보다폰이 독일 민간 우주회사 파트타임사이언티스트(PTScientists)와 공동 추진하는 무인 달 탐사 사업의 일환이다. 파트타임사이언티스트는 내년에 케네디 우주센터가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로이터통신 등은 사람이 달 표면에 처음 발을 디딘 지 반세기 만에 이뤄지는 일이라며 달 통신망 구축 사업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노키아는 설탕 한 봉지보다 가벼운 초소형 네트워크 장비를, 아우디는 로켓에 실어 보낼 2대의 사륜구동 차량형 이동식 기지국을 개발한다. 보다폰은 달에 설치할 4G LTE 네트워크 기지국을 전날 MWC(오른쪽 사진)에서 공개했다. 고해상도 카메라와 여러 센서를 장착한 이 기지국은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보다폰 독일 법인 한네스 아메스라이터는 “이 사업은 이동통신 인프라 개발에 있어 근본적으로 혁신적인 접근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한 보다폰 임원은 “5G 네트워크가 아직 시험단계인 데다 달 표면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지 확신할 수 없어 4G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