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은 지하 1층 상설전시실 보수공사를 마치고 궁중서화실과 왕실의례실을 새롭게 단장해 28일 공개했다.
궁중서화실은 조선 임금 가운데 명필로 꼽히는 선조(재위 1567∼1608)의 8폭 ‘어필(御筆) 병풍’(사진)을 처음 선보인다. 대범하고 활달한 필치로 쓴 글씨를 나무판에 찍어서 만들었다. 이 병풍은 한 폭의 크기가 가로 53.6㎝, 세로 134.7㎝로, 중국 문인들이 지은 여러 시를 쓴 작품이다.
효종(재위 1649∼1659)과 숙종(재위 1674∼1720)이 쓴 글씨를 돌에 새긴 각석(刻石) 2점과 오봉장생도(五峰長生圖)도 최초로 전시됐다. 효종 각석에는 왕위에 오르기 전 고향으로 내려가는 재종형을 슬퍼하며 지은 시가 담겼다. 숙종 각석에는 훗날 영조가 되는 연잉군에게 내린 글이 새겨졌다.
오봉장생도는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 사이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붉은 해와 하얀 달, 산봉우리를 묘사한 일월오봉도에 왕실 가족의 장수를 기원하는 십장생도의 소재를 결합한 그림이다.
왕실의례실은 국왕의 일생을 관통하는 의례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왕의 삶과 함께한 의례, 왕실의 의례를 장엄한 의장, 의례를 통한 효의 실천, 예와 악을 담아낸 궁중음악 4부로 재편됐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명필 임금’ 선조가 쓴 병풍 최초 공개
입력 2018-02-28 1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