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이익 환수? 그럼 1대1 재건축!… 강남 부동산 새 트렌드

입력 2018-03-02 05:01

조합원 물량만큼만 새로 짓기… 개발비 늘려 명품 아파트로
환수제 못지않게 부담 늘어 동의 얻어내기 어려울 수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을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1대1 재건축’이 강남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사업장 중 최고 입지로 꼽히는 압구정 구현대(압구정3구역)이 1대1 재건축 방침을 꺼내들면서 사업성 보다는 면적 확장 등 실속을 챙기려는 단지들의 수요가 커지는 상황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열린 압구정특별계획구역 3구역 추진위원장 선거에서 윤광언 후보가 투표자 58.2%의 지지를 얻어 재건축 추진위원장에 당선됐다. 윤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공약으로 1대1 재건축을 내세운 바 있다.

1대1 재건축 사업은 일반분양을 통한 수익이 없는 재건축 방식이다. 통상 재건축 사업은 종전보다 주택 수를 늘리고 조합원 물량을 뺀 나머지를 일반 분양해 이익을 얻는 구조지만 1대 1 재건축은 조합원 물량만큼만 새로 짓기에 이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환수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일반분양으로 부담금을 낼 바엔 차라리 1대1 재건축 방식으로 개발비용을 늘려 명품 아파트로 만들자는 움직임이 커지는 형국이다.

소형 주택형 의무 배치도 피할 수 있다. 일반 재건축의 경우 임대아파트를 의무적으로 지어야 하고, 전용 85㎡ 이하 소형 주택을 60% 이상 포함시켜야 한다. 반면 1대1 재건축은 주택형을 유지하거나 30%까지 늘릴 수 있다. 일반분양 물량이 없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 규제에서도 제외된다. 서울 잠원동 신반포18차 337동 등도 1대1 재건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성·선경·미도 등 강남권 중층 아파트 재건축에도 이런 방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문제는 ‘물량’이다. 강남 등 인기지역에 1대1 재건축이 늘어나면 그만큼 일반분양, 임대 물량 공급이 줄어 아파트 값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집값이 비싼 강남 같은 지역은 대부분 조합원이 현재보다 작은 주택형으로 가기를 원하지 않아 1대1 재건축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환수제로 내는 돈 못지않게 조합원 부담이 늘어나 동의를 얻기도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