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를 창업한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사진)가 최근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기로 한 데 이어 자신의 네이버 지분 일부를 처분했다. 5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총수(동일인) 재지정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28일 이 GIO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식으로 주식 19만5000주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주식은 전날 종가 80만4000원보다 낮은 주당 77만2644원에 거래됐다. 총 규모는 1506억6580만원이다. 이 GIO의 지분율은 기존 4.31%에서 3.72%로 줄었다. 이 GIO는 지난해 8월에도 주식 11만주(818억3890만원)를 처분해 지분율을 4.64%에서 4.31%로 낮췄었다.
네이버는 이번 지분 매각이 공정위의 총수 지정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 GIO가 개인 필요에 따라 주식을 처분한 것”이라며 “자세한 목적과 용처에 대해선 회사가 밝힐 게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GIO가 오는 5월 공정위로부터 대기업 총수로 재지정되는 걸 피하기 위해 지분율을 낮춘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 이 GIO를 네이버 총수로 처음 지정했다. 공정위는 당시 “이 GIO가 유의미한 지분을 보유했고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사외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 GIO가 지난 26일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도 업계 관측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이 GIO는 “GIO 역할에 전념하겠다”며 3월 임기가 끝나는 대로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사내이사가 된 지 19년,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은 지 1년 만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등기이사 물러나는 이해진… 네이버 주식 19만여주도 팔아
입력 2018-02-28 19:33 수정 2018-02-28 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