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대표단 4명과 선수단 20명 등 24명이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오는 7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남한다.
북한이 동계패럴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창패럴림픽에서도 남북 선수들은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한다. 하지만 남북 장애인 스포츠 교류가 평창패럴림픽을 계기로 활발하게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남북 장애인 스포츠 교류는 2002년에 이르러서야 처음 추진됐다. 2002 부산 아·태장애인경기대회조직위원회와 아·태장애인경기연맹은 북한의 대회 참가를 위해 공식 초청장을 보냈다. 또 중국장애인연합회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의 준비 부족으로 무산됐다.
공식적인 첫 남북 장애인 스포츠 교류는 2006년 11월 제9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아시아태평양장애인경기대회 때 남북 대표단이 만나 협력의 필요성을 논의하면서 시작됐다. 이듬해 5월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장애인스포츠교류단이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가입과 그해 7월 서울에서 열릴 IPC 정기총회 참석을 타진했다. 2007년 7월 북한 장애인 관련 전담기구인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산하에 최초로 장애인 스포츠를 담당하는 ‘조선장애자체육위원회’가 발족됐다.
현재 북한의 장애인 스포츠 현황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북한은 평양 주재 영국대사관의 도움으로 2012 런던 하계패럴림픽에 선수 1명(수영 임주성)을 파견했다. 2014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엔 총 4개 종목 9명의 선수들을 내보내며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패럴림픽엔 송금정, 김철웅(이상 육상)을 출전시켰다.
북한은 IPC로부터 와일드카드를 받은 마유철과 김정현(이상 스키)을 평창패럴림픽에 출전시킬 예정이다. 둘은 1월 20일부터 28일까지 독일 오베리드에서 열린 2017-2018 월드 파라 노르딕스키 월드컵에 참가해 IPC 대회에 공식 데뷔했다. 탁구 선수였던 마유철은 지난해 12월 스키로 전향했다.
남북장애인교류협회중앙회의 안광범 회장은 28일 “북한엔 약 180만명의 장애인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장애인 동계 스포츠 활동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평창패럴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대표팀을 급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정권이 장애인 스포츠를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한 순수한 의도의 남북 장애인 스포츠 교류는 어려울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패럴림픽 선수단 급조?… 베일에 싸인 北 ‘장애인 스포츠’
입력 2018-03-01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