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분교 아닌 더럭초등학교랍니다” 20년만에 되찾은 ‘이름’

입력 2018-03-01 05:03

무지개색 건물로 전국서 입소문
발전위, 다양한 학교살리기 사업
새 학기 학생수 108명으로 늘어


무지개색 학교 건물로 유명해진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더럭분교(사진)가 20여년 만에 ‘더럭초등학교’로 원래 이름을 되찾으며 본교로 승격했다.

제주도교육청은 더럭초가 2일 본교 승격 기념식을 연다고 28일 밝혔다. 기념식에서는 운동장 교명비 앞에서 현판 제막식이 진행되고, 소망연 띄우기와 감사패 증정 행사도 마련된다.

1946년 ‘하가국민학교’로 문을 연 더럭초는 49년 불타서 없어졌다가 54년 지명을 넣은 ‘더럭국민학교’로 교명을 바꿔 다시 문을 열었다. 이후 초등학교 본교로 운영돼 79년에는 학생 수 358명에 이를 만큼 규모가 제법 커졌다.

하지만 계속되는 학생 감소로 96년 애월초 더럭분교가 됐고, 병설유치원도 폐원했다. 99년에는 졸업생이 1명뿐이었고, 2009년에는 전교생이 17명에 그쳤다.

더럭분교는 2012년 삼성전자의 고화질 슈퍼아몰레드 컬러 프로젝트 사업에 선정돼 학교 건물이 무지개색으로 단장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 과정이 TV 광고에 소개되면서 관광명소가 됐다. 지역주민과 학부모·교직원 등으로 구성된 ‘더럭분교발전위원회’가 다세대 신축 등을 통해 ‘학교 살리기’에 동참한 것도 학생 수를 늘리는 원동력이 됐다.

더럭분교 학생 수는 2010년 21명에서 꾸준히 늘어 2013년 57명이 됐고 지난해에 97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더럭분교발전위가 본교 승격을 교육 당국에 요청, 마침내 지난 1월 본교 승격을 위한 ‘제주특별자치도 도립학교 설치조례 개정안’이 공포됐다.

3월 새 학기를 맞는 더럭초 학생 수는 신입생 19명을 포함해 모두 108명이다. 장승심 더럭초 교장은 “더럭초의 본교 승격은 지역주민·학부모·교직원 등이 모두 한마음이 돼 일궈낸 마을공동체의 값진 결실”이라며 “더럭초가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 교육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학교운영 및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