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정규리그 우승… 만개한 최태웅 리더십

입력 2018-02-27 23:38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최태웅(42·사진) 감독의 젊은 리더십이 또다시 만개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27일 잔여 경기에 상관없이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확정했다. 이날 2위 삼성화재가 3위 대한항공에 패하며 정규리그 1위 가능성을 완전히 잃었기 때문이다. 현재 승점 58점인 삼성화재는 남은 3경기서 최대 승점 9점을 추가해도 현대캐피탈(69점)에 못미친다.

지난 시즌 챔피언인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초반 삼성화재의 11연승 돌풍에 밀리며 주춤했다. 시즌 개막 직전 외국인 선수 바로티가 발목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전력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대체 선수로 안드레아스를 급히 영입했지만 조직력이 흔들리며 힘겹게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인내하면서 선수들을 믿었다. ‘토털 배구’와 빠른 스피드로 상징되는 그의 전술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위력을 보이며 상대팀을 점차 압도하기 시작했다. 또 그는 평소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춘 인간적 조언과 따뜻한 격려로 리더십을 발휘했다.

최 감독의 믿음에 선수들도 부응했다. 주장인 문성민(32)은 후배들을 다독였고 라이트로서 주포 역할을 다해줬다. 이날 현재 571득점을 기록 중인 문성민은 득점 순위 7위에 올라 있다. 국내 선수 중엔 박철우(삼성화재)에 이은 2위다.

문성민과 함께 팀의 중심을 잡아준 것은 바로 신영석(32)이다. 리그 대표 센터로 우뚝 선 그는 속공과 블로킹 모두 1위에 오르며 맹활약하고 있다. 최 감독은 “경기 전날 상대팀을 철저하게 잘 분석한다”며 신영석을 100% 신뢰하고 있다.

최 감독의 리더십과 국내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은 2015-2016시즌 이래 2년 만이자 2005년 프로 출범 후 통산 5번째로 정규리그 우승컵을 안았다.

대한항공은 이날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22득점을 올린 주포 가스파리니를 앞세워 삼성화재를 상대로 3대 0(25-20 26-24 25-15) 완승을 거뒀다. 2위 자리를 넘보고 있는 대한항공(21승 12패·승점 57)은 이날 승리로 삼성화재(21승 12패)를 승점 1점 차로 바짝 추격했다.

공수 모두 조화를 이룬 대한항공은 1세트부터 삼성화재를 밀어붙였다. 대한항공은 2세트에서만 듀스 접전을 벌였을 뿐 그 외에는 삼성화재를 손쉽게 제압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