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당한 어사 박문수 편지 되찾아

입력 2018-02-28 05:05

도난당한 어사 박문수의 편지가 후손의 손으로 돌아왔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간찰(한문 편지)’ 1047점을 은닉해 판매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로 김모(6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김씨는 2012년 장물임을 알고도 간찰을 사들여 2014년까지 자택 창고에 숨겨둔 혐의를 받고 있다. 유사 범죄 경력이 있는 김씨는 간찰을 정상 구입한 것으로 꾸미기 위해 지인에게 허위진술을 부탁했다. 범행은 김씨에게 750만원을 주고 간찰을 사들인 매매업자 A씨가 국사편찬위원회에 매도신청을 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이 회수해 확인한 결과 간찰은 2008년 고령 박씨 문중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문수와 암행어사 박영보를 비롯한 박씨 문중 사람들이 1700년대부터 200여년 동안 주고받은 것이다. 경찰은 이들 편지를 압수해 후손들에게 돌려줬다.

간찰 내용을 해설한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은 “수신자가 문수 혹은 박문수의 군호인 영성군(靈城君)이라고 적힌 편지도 71통 확인됐다”며 “간찰 중에는 박문수 어사를 새롭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