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가 경영정상화 계획에 대해 합의하지 못해 법정관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노조는 해외매각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7일 “금호타이어가 노사동의서를 제출하지 못해 28일 실무자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처리방안을 마련하고 공식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구계획 이행을 통한 경쟁력 확보 등의 조치가 없으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 노사가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서(MOU) 체결에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에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채권단은 초단기법정관리인 ‘P플랜(프리패키지드플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1조3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즉각 회수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노조가 자구계획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회생시킬 방법이 없다”며 “고려 중인 방안 가운데 법원의 절차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전날 “파국 상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노조에 있다”며 금호타이어 노조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어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매각추진은 사실이 아니라며 불가피하게 해외매각이 필요할 땐 노조와 별도 합의를 진행하겠다는 원칙도 제시했다. 다만 추가 제안이나 양보는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금호타이어 노조는 강경하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중국 더블스타 해외매각 추진을 공식적으로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채권단이 제안한 것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주장이다. 해외 투자 유치 전 노조와의 선 합의 과정이 포함되지 않으면 산업은행의 입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방침을 노조가 고수하면서 노사 간 대화도 진전을 보지 못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의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것이 중국의 더블스타다. 채권단은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금호타이어의 채권 만기를 1년 연장하는 MOU 체결의 전제조건으로 자구안에 대한 노사합의를 요구한 바 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금호타이어 자구안 불발… 법정관리 앞으로
입력 2018-02-28 05:00 수정 2018-03-01 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