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문 질문에 발끈한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 자격은?

입력 2018-02-28 05:0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사진)가 백악관 선임고문 자격으로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성추문 의혹 질문에 발끈하며 “나는 아버지를 믿는다”고 두둔했다. CNN방송은 26일(현지시간) 이방카의 답변이 친족등용금지법의 존재 이유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방카는 전날 미국 N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성추문 의혹과 관련해 ‘당신 아버지를 고발한 사람들을 믿느냐’는 질문을 받자 “딸에게 하는 질문으로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수십년간 여성 십수명을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방카는 아버지 관련 의혹에 대해 “나는 아버지를 믿고 아버지를 안다”며 “내게는 딸로서 아버지를 믿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CNN은 이에 대해 “딸이 할 수 있는 전적으로 훌륭한 답변이다! 완벽히 말이 된다! 이것만 제외한다면…”이라며 이방카가 그저 한 사람의 딸이 아니라 백악관의 주요 자문역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그녀는 대통령이 귀 기울이는 극소수 집단의 일원”이라고 덧붙였다. 딸임을 앞세워 대통령 편만 든다면 국정에 대한 조언자로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없음을 지적한 것이다.

CNN은 “공식 자문역과 친족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기 어려운 탓에 1960년대 의회에서 친족등용금지법이 통과됐다”며 이 법이 공직자의 친인척 공직 임용을 금지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백악관은 예외”라는 논리로 이방카 부부를 선임고문으로 임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