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평창’ 결산 <4·끝>] 왕따 주행·SNS 댓글 테러… 성공 축제 ‘옥에 티’

입력 2018-02-28 05:00
캐나다 쇼트트랙 선수 킴 부탱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국내 네티즌의 악성 댓글이 달려 있다. 킴 부탱 인스타그램 캡처

대회 운영·흥행서 합격점 불구 빙상연맹·스키협회 행정력 도마에
대한체육회장 일행 막말 등 높은 분들 갑질 논란도 일어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우려했던 것과 달리 대회 운영 및 흥행, 안전의 측면에서 기대 이상의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대회 기간 불거진 팀내 왕따 논란, 갑질, SNS 테러 등은 이번 올림픽의 ‘옥에 티’로 지목되기도 했다.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팀 추월 여자 대표팀은 왕따 주행 논란에 휩싸이며 희대의 적전 분열 양상을 보였다. 지난 19일 평창올림픽 팀 추월 경기에 1, 2번 주자로 나선 김보름, 박지우와 달리 3번 주자 노선영은 크게 뒤처진 채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보름은 노선영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백철기 대표팀 감독은 20일 기자회견에서 “노선영이 마지막 주자로 달리겠다는 의견을 직접 냈다”고 해명했으나 노선영은 방송사 인터뷰에서 백 감독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해외 언론에서도 이 문제가 비중있게 다뤄져 집안 망신이라는 비난을 샀다.

대한빙상연맹과 대한스키협회의 뒤떨어지는 행정력도 문제를 야기했다. 노선영은 올림픽 직전 빙상연맹의 착오로 대회 출전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고 약 1주일간 훈련을 하지 못했다. 경성현 김설경 김현대 이동근 김서현 등 알파인 스키 선수들은 평창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스키협회는 대표팀이 자력 출전권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자 임의로 출전권을 재배분했다. 이에 탈락 선수 및 선수 가족들은 길거리 집회를 열며 협회의 결정을 비판했다.

힘있고 높은 분들의 갑질 논란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여전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올림픽슬라이딩센터 내 출입이 제한된 피니시 구역에서 스켈레톤 금메달을 딴 윤성빈을 축하해주다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윈회는 “박 의원이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이보 페리아니 회장의 안내를 받아 통제구역 안으로 안내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페리아니 회장은 한 방송사에 “박 의원이 누군지도 모른다”고 답하면서 조직위가 거짓 해명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일행은 지난 16일 경기장 좌석 배정 문제를 두고 자원봉사자와 이견이 생기자 막말을 했다. 이는 자원봉사자의 커뮤니티에서 알려졌다.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이 회장은 이틀 뒤 직접 자원봉사자를 찾아가 사과했지만 특권 의식이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선수들을 향한 SNS 테러는 경각심을 일으켰다. 캐나다 쇼트트랙 선수 킴 부탱은 지난 13일 여자 500m 결승에서 한국의 최민정과 신체접촉이 있었다. 최민정이 실격 처리되고 부탱이 동메달을 받자 국내 일부 네티즌은 부탱의 SNS에 악성 댓글을 남겼다. 부탱은 시상식에서 눈물을 보였고 캐나다 사법당국은 악플러에 대한 처벌을 다짐하는 등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이밖에 자원봉사자에 대한 열악한 대우와 노로바이러스 확산 등은 외신들이 평창올림픽의 대표적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