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드러난 검찰 내 성추행… 내주 前검사 소환 예정

입력 2018-02-28 05:05

안태근 전 검사장 등 검찰 내 성범죄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피해회복 조사단이 전직 검사를 성추행 혐의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안 전 검사장과 지난 21일 구속 기소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김모 부장검사에 이어 다른 전직 검사로까지 수사 범위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조사단은 해외 거주 중인 전직 검사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다음 주 중 소환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A씨는 2015년 서울의 한 검찰청에서 근무하며 회식 자리에서 후배 검사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이 당시 검찰 내부에서 논란이 되자 A씨는 사표를 내고 대기업 법무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피해 검사는 2차 피해를 우려해 A씨에 대한 감찰이나 수사 의뢰 등 의사를 표현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별다른 진상조사나 징계 절차를 받지 않고 법복을 벗었다.

조사단은 그간 A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다수라는 단서를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조사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 연수차 출국 상태인 A씨에게 다음 주 중 조사단에 출석하라는 소환 통보를 보냈다. 조사단은 A씨가 출석을 거부할 경우 여권 무효화 등 강제소환 조치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단은 2010년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안 전 검사장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안 전 검사장은 14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27일 새벽 귀가하며 “검사 질문에 성실히 답변했다”는 말만 남겼다. 조사단은 검찰 내부에 ‘위투게더(we together)’라는 이름의 제보 게시판을 설치하고 다음 달 2일쯤 피해 사례를 공개할 예정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