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 의혹 추적하던 슬로바키아 男기자 피살

입력 2018-02-27 18:33

동유럽 슬로바키아에서 정경유착 의혹을 파헤치던 기자가 여자친구와 함께 피살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슬로바키아 인터넷 매체에 기사를 제공해 온 잔 쿠치악(27·사진 왼쪽)은 전날 밤 수도 브라티슬라바 인근 벨리카마카의 자택에서 가슴과 머리에 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상태로 발견된 여자친구(오른쪽)에게는 몸을 숨기려 한 흔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둘의 시신은 일주일째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가족의 요청으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계획 살인으로 보고 있다.

최근 쿠치악은 슬로바키아에 지원되는 유럽연합(EU) 자금이 이탈리아 마피아 측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의혹을 취재 중이었다. 지난해에는 고급 아파트단지 개발업자의 탈세 의혹을 보도하며 연루 혐의가 있는 로베르트 칼리낙 내무장관에 대한 사퇴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앞서 EU 국가인 몰타에서도 지난해 10월 유력 인사들의 비리 혐의를 폭로해 온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 여기자가 자신의 차량에 설치된 폭발물이 터지며 사망한 바 있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