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호(71·성령교회) 목사가 제24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에 당선됐다.
엄 목사는 2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속회된 제29회 총회에서 145표를 얻어 67표에 그친 경쟁 후보 김노아(79·서울 세광중앙교회)씨를 78표 차로 눌렀다.
이에 따라 엄 대표회장은 임기 동안 이단성 논란, 선거관리위원회 파행 등 한기총 내부의 혼란을 수습해야 할 과제를 떠안게 됐다. 대표회장 선거 후유증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엄 대표회장의 후보 불인정을 주장했던 김씨 측과 선거 중단을 요구한 증경 대표회장단 측이 대표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할 가능성이 있어 법적 방어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엄 대표회장은 당선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거와 관련된 일로 더 이상 사회법에 고소·고발하는 일이 없도록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면서 “한기총이 불협화음으로 시달리는 일이 없도록 선거 관련 법을 세밀하게 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기총 내부에 이단성 인사가 없는지 외부 압력이 있더라도 철저하게 파헤치겠다”면서 “(김씨의 허위학력 의혹 문제는) 임원회를 통해 합법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교회 연합기구 일치와 내년 한기총 창립 30주년 기념사업도 엄 대표회장의 주된 과제로 꼽힌다. 그는 “한기총을 중심으로 한국교회총연합 한국기독교연합과 하나 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내년 한기총 설립 30주년을 앞두고 지역연합성회를 개최하는 등 지역 기독교연합회와 긴밀히 연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직전 대표회장을 지낸 엄 목사는 지난달 선거를 앞두고 교단추천서 제출 미비로 후보자격을 박탈당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달 30일 전광훈 청교도영성훈련원장이 제출한 ‘대표회장 선거 실시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되면서 총회 정회 후 재출마 기회를 얻었다.
엄 대표회장은 한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리버티신학대에서 목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 총회장, 한세대 이사장, 한국오순절교회협의회 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 대표회장 등을 지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한기총 대표회장, 우여곡절 끝에 엄기호 목사 당선
입력 2018-02-2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