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우(사진) 동작구청장이 2014년 7월 취임했을 당시 동작구는 재정적자 상태였다. 보육료나 기초연금, 청소용역비 등 지방정부가 편성해야 하는 필수경비 예산 200억원이 모자라 이듬해 기초 예산도 편성하지 못했다. 이 구청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5년 1월 신년 업무보고회에서 주민들에게 “죄송하다”라는 인사로 본격적인 임기를 시작했다.
사과의 인사가 ‘감사하다’라는 인사로 바뀌는 데는 불과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동작구는 2년간 허리띠를 졸라맸고 2016년 말 ‘채무 제로’를 선언할 수 있었다. 이 구청장은 지난 2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무 말 없이 기다려줬던 주민들이 박수를 쳐주며 좋아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동작구의 변화에 대해 “구청 공무원들의 일하는 문화가 내 일처럼 뛰는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젊은 구청장’이다. 취임 당시 만 44세로 전국 자치단체장 중 최연소였다. 그는 “처음에는 구청장을 나이로 판단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불편했지만 주민들이 젊은 구청장에 대한 기대를 하고 그만큼 책임감도 커져 요새는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연륜을 강조하던 여느 구청장도 10년 넘게 해내지 못했던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조성을 추진해 2021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장승배기 행정타운 조성 사업은 노량진 한복판에 있는 구청과 경찰서를 구의회, 119안전센터 등과 한데 모아 장승배기 일대에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이 구청장이 직접 현장을 뛰며 설명하고 설득한 결과였다.
이 구청장은 “구청과 경찰서 부지는 상업지역으로 개발해 동작구 발전을 견인하는 새 중심축을 만드는 ‘도시계획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사업이지만 재정적 부담은 없다. 지가 상승으로 이전을 완료하더라도 현금 재원이 400억∼500억원 남는다. 이 재원으로는 사당권역 개발, 노량진 한강수변 관광 명소화 작업 등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그는 “민선 6기에는 동작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했다면 민선 7기에서는 결과물로 꽃피울 수 있도록 하겠다”며 “특히 동작구 미래 먹거리를 다음 임기에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신년 초대석-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 “공무원 일하는 문화 바뀌어 2년 만에 채무제로 달성해”
입력 2018-02-26 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