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성폭력 제대로 단죄될까… 美 예일대 성폭행 사건 법정으로

입력 2018-02-26 19:06
미국 명문 예일대에서 벌어진 캠퍼스 내 성폭행 사건이 법정으로 향한다. 현지 언론은 미투(MeToo·나도 당했다) 등 최근 거센 페미니즘 물결의 연장선상에서 대학 캠퍼스 내 성폭력 문화가 근절되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예일대 학생 사이풀라 칸(25)이 성폭행 혐의로 이번 주 중 재판을 받을 예정이라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칸은 2015년 10월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서 핼러윈 파티 뒤 같은 기숙사에 사는 만취한 동료 여학생을 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 캠퍼스 내 성폭력 사건이 사법 처리되는 사례는 드물다. 2014년 미 사법부 통계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3년 사이 만 18∼24세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 중 경찰에 신고된 건 20% 수준에 불과했다. 이 중 용의자 체포와 재판까지 이어진 경우는 극소수다.

이번 사건이 주목받는 건 대학 내 성폭력 처벌 기준 관련 논란 때문이다.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실질적인 처벌이 가능하도록 학내 성폭력 사건에서 대학 측이 혐의 입증을 위해 제시해야 하는 증거 수준을 대거 낮춘 바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인 지난해 9월 용의자가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증거 수준을 원래대로 복구시켰다.

학생사회에서는 성폭행 피해자에게 지나친 혐의 입증 기준을 요구하는 게 부당하다는 여론이 주를 이룬다. 반면 피고 측은 예일대가 최근 성폭력에 민감해진 여론을 의식해 충분한 증거 없이도 과한 조사를 벌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