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유명 시사 프로그램이 재신더 아던(37·사진) 뉴질랜드 총리를 인터뷰하면서 외모와 임신 등 성차별적 질문을 잇따라 던져 시청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호주 방송사 채널9의 시사프로그램 ‘60분’ 진행자 찰스 울리는 25일(현지시간) 전파를 탄 아던 총리와의 인터뷰에서 “살면서 많은 총리를 만났지만 이렇게 어리고 똑똑하고 매력적인 총리는 없었다. 홀딱 반했다”고 말했다.
또한 울리는 임신 중인 아던 총리에게 “정확한 출산 예정일이 언제인가”라고 물었다. 6월 17일이 출산 예정일이라고 답하자 울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이가 생긴 날이 언제였는지 계산하고 있을지 흥미롭다”고 말하기도 했다.
방송인 출신의 클라크 게이포드와 동거 중인 아던 총리는 지난 1월 임신 사실을 공개했다. 울리의 질문은 아던 총리가 지난해 9월 총선 기간에 임신한 사실을 한동안 숨긴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아던 총리는 “선거는 끝났다. 우리가 그 세부사항을 들여다볼 필요는 없다”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함께 출연한 연인 게이포드 역시 울리의 질문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고 BBC방송 등 외신은 전했다.
아던 총리는 26일 기자회견에서 “울리의 질문에 놀랐지만 동요하거나 불쾌하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인터뷰가 국가 지도자에 대한 존중을 갖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외모, 임신에 초점을 맞춘 양성차별적인 내용이었다고 비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女총리 인터뷰’서 외모·아기·출산 얘기만… 분노한 시청자들
입력 2018-02-2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