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 평화 무드 속에 북한과 미국 간 대화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일본 정부와 언론이 잔뜩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강경하게 대북 제재 강화를 주장해온 일본으로선 자국이 배제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어서다.
요미우리신문은 26일 일본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회동을 비롯해 최근 한반도에서 벌어진 일련의 상황 때문에 한·미·일 연대가 약화할 것으로 보고 미국과의 의사소통을 강화할 방침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또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의 도발을 자제할 경우 미국이 일본을 제쳐두고 북한과 대화할 우려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1994년 미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동결하는 대신 경수로와 중유를 제공하기로 한 북·미 제네바 합의 때 미국은 일본을 배제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요미우리에 “미국과 북한이 ICBM 포기 등으로 거래를 하고, (북한이) 일본을 사정권에 두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은 (개발된 채로) 남겨두는 상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언론들은 북한이 대화 의지를 밝혔지만, 비핵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 스스로 핵보유국임을 천명한 상황에서 ‘비핵화 대화’가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정부의 대북 추가 독자제재와 관련해 “미국의 이번 조치를 고려하면서 북한에 어떤 압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혀 일본 차원의 추가 독자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남북훈풍에 북미대화 가능성… ‘일본 패싱’ 경계하는 日
입력 2018-02-27 05:00